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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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더 밀접한 관계 맺어라”

2010-03-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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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 좌담회

▶ 위기의 공교육, 부모의 역할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재정난에 따른 교육예산 삭감으로 공교육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교사 및 교직원의 대량 해고사태로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위기의 교육환경에서 부모들이 해야 할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수지 오 3가 초등학교 교장, 케이트 손 베렌도 중학교 ELA 교감, 레오나드 최 웨스트체스터 고교 교감과의 좌담회를 통해 학부모들이 알아둬야 할 중요 내용들을 정리했다. 참석자들은 LA 통합교육구(LAUSD) 소속이기 때문에, 다른 교육구의 경우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교육구 예산삭감 각종 프로그램 축소
재정지원이든 자원봉사든 보다 적극
학교 과제물·통신문도 꼼꼼히 챙겨야
한 반에 42명까지 과밀학급 불보듯
우수반 들어가려면 CST성적 더 신경


■ 교육환경 어떻게 변하나


쉽게 얘기하면 모든 부문에서 축소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교사 및 교직원 감원은 물론 각종 교육 프로그램의 축소, 교재 지원 보류 등 전 방위적인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내용들을 살펴보면 영재교육 예산이 20% 더 깎이고, 교재 지원 예산도 2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학교 도서관 사서, 사무직원, 청소부 해고로 교육환경 역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단적인 예로 LAUSD 초등학교 영어교재는 당장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결할 방법이 없다. 시간이 흘렀으면 그에 맞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어야 하는데, 구시대에 자녀를 머물게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달갑지 않은 일이 분명하다.


■ 과밀학급이 가장 큰 문제

학부모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K~3학년은 올 가을부터 학급당 학생수가 24명에서 29명, 4~5학년은 30명에서 38명, 6~8학년은 36명에서 42명으로 늘어난다.

수지 오 교장은 “교사는 줄어드는데 학생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교사들의 학생 개개인에 대한 교육이 더욱 어려워져 맞춤식 지도가 불가능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교내 안전도 위협받아


학생들의 교내 생활을 관리할 인력부족은 자녀의 안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중고교생들의 경우 자칫 탈선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교직원들이 학생들을 관리·감독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불가피하다.

만약 누군가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는 학생들이 늘어난다면, 그 만큼 중도에 학교를 포기하는 수도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결국 주정부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중퇴율 개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케이트 손 교감은 “예산삭감으로 가장 큰 문제가 과밀학급과 함께 학생들의 안전”이라고 지적했다.


■ 대입 준비생도 타격

고등학교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대학진학을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맡고 있는 카운슬러들 역시 이번 감원바람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미 각 학교의 카운슬러가 맡고 있는 일인당 학생수가 300~500명이나 된다. 그러나 현재 교육구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이 최악의 상황으로 나타난다면 카운슬러가 담당해야 하는 학생 수가 거의 배가 늘어나게 된다.

레오나드 최 교감은 “한 한기에 한 번씩만 만나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며 “개개인에 대한 면담은 형식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 학부모들의 대처 방법

돈이 없어 공교육의 질이 위협을 받는다면 부족한 부분은 결국 부모가 해결해야 한다. 물론 교육구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변화의 시기에 부모의 역할은 자녀 교육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교와 밀접한 관계 맺기

교사가 부족한 만큼 분명 전과 다른 환경이 발생하게 될 것이고, 이 가운데는 자기 자녀에 대한 관심과 도움이 약해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부모가 학교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재정지원도 될 수 있고, 자원봉사도 될 수 있으며,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복사해 주는 것도 큰 도움이다.

자녀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와 자주 접촉하는 것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CST 준비 철저

가주 학력고사(CST)는 오래 전부터 이 시험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컸지만, 앞으로는 더욱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시험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 배우는 과목과 반을 결정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준이다.

교사 및 교직원 감원에 따른 과밀학급에서 자녀를 공부시키기 보다는 한 단계 높은 반에서 공부하는 것이 당연히 나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부모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복습과 예습 강화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학교에서 보내 온 가정통신문이 있는지, 학교에서 별다른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교사가 내준 숙제가 무엇인지 등에 관해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그리고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부터 시작하는 것을 습관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예습과 복습을 통해 기본을 다지고, 한 단계 높은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학교 플랜을 파악한다

새 학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학교에서 벌어질 일들을 미리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에서는 방과 후 프로그램이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으로, 이런 상황에 대비해 별도의 플랜을 부모가 만들어 실행하는 것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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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에 참석한 교육계 인사들. 왼쪽부터 레오나드 최 웨스트체스터 고교 교감, 수지 오 3가 초등학교장, 케이트 손 베렌도 중학교 ELA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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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드 최 교감
“카운슬러 상담 질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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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오 교장
“과밀학급 피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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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손 교감
“교내 안전도 위협받아”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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