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코칭 리더가 되는 열아홉 번째 요건은 “훈련”(discipline)이다. 도산 안창호는 민족성 개조운동을 주창하면서 일찍이 이런 말을 했다. “신념은 기적을 낳고 훈련은 천재를 낳는다.” 신념과 훈련을 귀중히 보았던 도산(島山)은 역시 위대한 선각자였다. 2010년도 동계올림픽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세계 최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가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연습할 때와 똑같이 잘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준비했던 것을 오늘 다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쁩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3-4달에 한번 갈아 신는 부츠를 매 달마다 갈아 신었다고 한다. 그는 연습 벌레였던 것이다.
훈련의 반복은 체화(體化)를 가져온다. 체화란 내재화(immanence)와 같은 말로서, 무수한 반복 훈련을 통하여 몸 안에 깊이 각인되는 현상을 말한다.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나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은 같은 곡을 수천 번 이상 반복 연습하여 채화가 이루어진 후에야 무대에 오른다. 운동선수들은 근육의 체화를 위해 매일 수천 번의 연습을 반복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통달의 경지에 들어가게 된다. 훈련이 천재를 낳는다는 말은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후쿠사이라는 전설적인 화가가 있다. 1800년대 일본의 화단을 대표하는 천재 화가다. 하루는 그의 절친한 친구가 찾아와 수탉 그림 한 장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때까지 수탉을 한 번도 그려 본 적이 없는 후쿠사이는 친구에게 일주일 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일주일이 지났다. 그는 한 달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어느덧 두 달의 시간이 지났다. 이번에는 6개월만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제 6개월이 지났다. 그럼에도 그림은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고, 이런 식으로 미루면서 3년의 세월이 흘렀다.
3년 째 되는 날에 친구가 찾아왔지만 이번에도 또 약속을 미루려고 했다. 친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을 터트렸다. “아니 수탉 그림 한 장이 뭐가 그리 까다롭노? 수탉이든 암탉이든 아무거나 좋으니 이 자리에서 한 장 그려주게!“ 후쿠사이는 분을 참지 못하고 버티어 서있는 친구를 한참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더니, 그 즉석에서 현란한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수탉을 한 장 그려 주었다. 완성된 그림이 얼마나 완전한지 마치 살아 있는 한 마리의 수탉을 보는 것 같았다. 친구는 완성된 그림을 보고 더 화가 치올랐다. “이렇게 순식간에 그릴 수 있는 그림을 왜 3년씩이나 애를 먹이면서 기다리게 만들었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후쿠사이는 아무 말 없이 친구를 화실로 데리고 갔다. 큰 화실의 이즐 앞에는 3년 동안 쉬지 않고 습작한 수탉 그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변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렇다. 예술이든 공부든, 스포츠이든, 신앙이든 늘 훈련과 연습을 통하여 자신을 연마하고 닦는 사람에겐 변명이 필요 없다. 스위스가 낳은 금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탈베르그는 엄격한 연습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대규모 음악회를 주관하는 극장 측에서 그에게 출연을 부탁했다. 탈베르그가 물었다. “그 음악회가 언제 개최 됩니까?” “다음달 1일입니다. 꼭 30일 남았
습니다.” 이 말을 듣자 탈베르그는 “나는 사양하겠습니다. 도저히 그날까지 연습을 끝마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최자 측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선생님 같은 대가께서는 3일이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탈베르그가 대답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나는 신작을 발표할 때는 적어도 1500회 이상 연습하고 출연합니다. 미안하지만 연습이 부족하므로 출연할 수 없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체화된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가지려면 적어도 일 년의 연습기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발명왕 에디슨도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 “내가 한번 연구실에 들어가서 몇 달 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연구에 대한 감각을 최고도로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변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감각이나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쉬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천재 혹은 대가라는 칭찬을 듣게 된다. 이조 시대에 살았던 김득신(金得臣)이라는 독서광이 그런 사람이다. 그는 지능이 보통 이하이고 어눌했지만 평생 동안 쉬지 않고 독서에 매진하여 뒤 늦게 과거에 급제한 대기만성의 사람이 되었다.
그의 독수기(讀數記)에 보면 백이전(伯夷傳)을 11만 5천 번을 읽었고, 만번 이상 읽은 책이 36편이나 된다. 머리가 나빠 빨리 깨닫지는 못해도 수천 번을 읽고 또 읽어서 책의 내용을 통째로 외워버렸다. 결국 책의 내용이 몸에 체화되어 큰 지식을 깨달았고 당대의 최고 문장가의 경지에 올랐다. 이처럼 쉬지 않고 훈련과 연습에 매진하는 사람을 이길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래서 성경은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의 약속이 있느니라”(딤전 5:7-8)고 했다. 다시 말한다. 훈련은 천재를 낳는다. 김창만 목사 <온누리순복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