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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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에이전트’ 당장 잘라라

2010-02-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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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에 첫 주택을 장만하려는 안젤라 조플린 부부는 처음엔 정말 괜찮은 에이전트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잘 알려진 부동산 중개업체에 소속된 이 에이전트의 좋은 인상은 수개월이 지나면서 점차 실망으로 변했다. 집을 보여주기로 한 약속시간에 늦게 도착하기 일쑤고, 다른 바이어들을 우선시하는 행동을 거침없이 보여줬다. 심지어는 집 내부도 보여주지 않고 오퍼를 쓰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부부는 2년여 동안 20여개의 오퍼를 제출했지만 아직도 집을 장만하지 못한 채 이 에이전트의 연락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플린 부부처럼 생애 처음 주택을 장만하는 바이어는 주택 거래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데다 유능한 에이전트를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 자칫하다 조플린 부부의 예처럼 무능한 에이전트에게 질질 끌려 다니며 시간만 허비하며 실망감만 키울 수 있다. 물론 극히 일부 에이전트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에이전트 선정에 앞서 몇 가지만 고려해도 이같은 ‘악몽’은 피할 수 있다.

MSN 부동산판이 조언하는 ‘불량’ 에이전트 가려내는 요령을 소개한다.



■결별해야 하는 7가지 사인

바이어 요구와 전혀 다른 엉뚱한 집 소개
집 내부 안보여주고 오퍼 쓰기 강요
약속시간에 자주 늦고 연락도 잘 안돼


1. 좀처럼 듣지 않는 에이전트

에이전트가 바이어의 요구와는 전혀 다른 엉뚱한 집만 보여준다면 에이전트 교체를 고려해 봐야 한다.

바이어의 가격대보다 높은 주택이나 원하지 않는 교육구에 위치한 주택을 보여주거나 단층을 원했는데 이층집을 보도록 유도한다거나 하는 에이전트가 이에 해당한다.

샌디에고 프루덴셜 캘리포니아의 데보라 엔젤 에이전트는 “가끔 고객의 요구와 다른 집을 보여줘야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때 반드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 에이전트가 유능한 에이전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능한 에이전트는 바이어들과 첫 만남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조언한다. ‘집을 찾은 지 얼마나 됐나요?’ ‘언제쯤 이사할 계획인가요?’ ‘융자 사전승인을 받았나요?’ ‘선호하는 학군과 지역이 있나요?’ 등이다.


뿐만 아니라 유능한 에이전트는 바이어에게 집을 보여주기 전 반드시 해당 주택을 미리 방문해 사전 점검한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바이어와 미리 상담을 한다.


2. 경험이 부족한 에이전트

어제 부동산 업계에 첫발을 들여 놓은 에이전트도 막상 고객 앞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숨기게 마련이다. 유창한 화술로 대화를 이끌어 가면 자칫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 유무 여부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집을 보여주기 전에 융자 사전승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 오퍼 가격 결정 때 ‘시장분석 보고서’(CMA: Comparable Market Analysis)를 통해 분석을 하지 않는 경우, 구매 계약서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한 경우, 홈오너스 어소시에이션(HOA)의 규정이나 제한사항에 대한 설명을 빠뜨리는 경우, 주택 구입을 원하는 지역에 대한 인종 분포나 종교 성향 등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경우 등이다.

부동산 중개인 자격증 외에도 부동산 관련 기타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면 우선 경험을 믿을 만하다고 본다.기타 자격증으로는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관장하는 GRI (Graduate Realtor Institute), 바이어 전문 에이전트에게 주어지는 ABR(Accredited Buyer Representative), 주택매매 전문 에이전트에게 주어지는 CRS(Council of Residential Specialist) 등이 있다.


3. 무례한 에이전트

주택 거래 성사율이 높아 유능하기로 정평이 난 에이전트라도 고객에게 무례하다면 ‘글쎄올시다’ 이다. 낮은 가격대의 주택 구입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주택에 대한 설명을 소홀히 하며 오퍼 제출만 강요하는 에이전트가 해당된다.
진짜 유능한 에이전트는 10만달러대 주택을 구입하는 고객과 50만달러대 주택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전트이다.

위티어 콜드웰뱅커 얼라이언스 리얼티의 수제트 베이커 에이전트는 “에이전트의 임무는 고객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선택사항을 제시한 뒤 결정을 돕도록 자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시’와 ‘자문’을 잘 구분하는 에이전트가 유능한 에이전트라는 설명이다.

유능한 에이전트는 고객의 ‘수호천사’가 되어야 한다. 거래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불리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하고 어떤 질문이든 성심성의껏 답변하는 에이전트다. ‘첫 주택 구입자를 위한 지침서’의 저자 일로나 브레이는 “유능한 에이전트는 절대 고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고객과 일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이같은 행복감이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말했다.


비윤리적 거래 유도하기도

4. 비윤리적인 에이전트

고객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비윤리적인 거래를 유도하는 에이전트는 절대 삼가해야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잘 아는 홈 인스펙터를 통해 집 상태를 불량하게끔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 뒤 셀러로부터 가격을 깎아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이같은 비윤리적인 에이전트가 쏘는 ‘화살’은 언제든지 자기에게 돌아올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비윤리적인 에이전트가 사용하는 가장 흔한 ‘수법’ 중 하나는 상태가 가장 안 좋은 집을 제일 먼저 보여주며 바이어의 기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첫 번째 본 집보다는 상태가 낫긴 하지만 상태가 평균 이하여서 경쟁이 덜한 집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일부 에이전트는 고객의 사생활을 공개해 셀러의 동정심을 유발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도 에이전트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포함된다. 또 일부 에이전트는 에스크로, 보험 등 특정 부대 서비스 업체를 이용토록 강요하는 경우도 있는데 역시 비윤리적인 행위로 의심해 보아야 한다.


5. 고객 사생활을 폭로하는 에이전트

아무리 하찮다고 여겨져도 고객의 사생활에 대한 정보는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거래 성사를 위해 고객과의 약속을 깨고 사생활을 밝히는 에이전트가 있는데 역시 유능하지 못한 에이전트라고 할 수 있다. 바이어가 이혼 절차를 밟고 있어서 새로 이사 갈 집이 필요하다던지, 임대하던 집에서 퇴거조치를 당해 당장 이사 갈 집이 필요하다던지 등의 개인적인 주택구입 목적을 밝히는 것은 거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능한 에이전트라면 바이어의 개인 사유를 이용해 거래하기보다는 기타 오퍼 조건을 조절함으로써 거래를 유리하게 이끈다.


6. 너무 바쁜 에이전트

고객의 질문에 제때에 응답해 주지 않는 에이전트라면 유능한 에이전트라고 할 수 없다. 물론 질문의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개 24시간 내에 응답해 주는 에이전트가 유능하다고 여겨진다. 만약 오퍼를 제출한 뒤 가격 및 조건을 협상하는 중이라면 에이전트는 고객의 연락에 한 시간 내 응답해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부동산 거래 때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경쟁이 심한 매물은 오퍼 제출이 몇 시간만 지체되어도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일부 에이전트는 집을 보여줄 때 아예 구매 계약서 등 오퍼 제출에 필요한 서류를 항상 챙겨 다니기도 한다.


7. 너무 밀어 붙이는 에이전트

부동산은 ‘관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비즈니스이다. 관계가 흐트러지면 아무리 좋은 오퍼를 제출해도 셀러가 수락하지 않는다. 막무가내 식으로 너무 밀어붙이는 에이전트는 아무래도 셀러의 에이전트와 좋은 관계를 맺기 힘들다. 셀러 에이전트에게 너무 애걸복걸하거나 아니면 단정적인 의사를 전달하게 되면 거래가 지속되기 힘들다.

자신의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냉정을 유지하는 에이전트가 유능한 에이전트다. 자존심 때문에 상대방 에이전트에게 연락하기를 꺼려하는 것도 문제지만 거래 초반부터 너무 강하게 밀어 붙이는 에이전트도 삼가야 한다.


<준 최 객원기자>


HSPACE=5
바이어의 요구사항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꾸 엉뚱한 집만 보여주는 에이전트와는 당장 작별해야 한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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