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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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L.I.노스포트고교 12학년 성민영 양

2010-02-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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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자로 산다는 것, 큰 혜택이자 행복”

한국과 미국의 이중문화권에서 자라난 독특한 배경이 자신을 주류사회 미국인과 차별화 시키는 힘의 원천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성민영(17·미국명 크리스티나·롱아일랜드 노스포트 고교 12학년)양.

1.5·2세 이민자로 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아주 재미나고 흥미로운 일이라는 성양의 긍정적인 관점은 흔히 이중문화권에서 성장하는 이민자 학생이 겪는 힘든 경험을 익히 들어왔던 일반 한인들에겐 다소 의아하게 들리기도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5세 때 미국에 이민 와 초등학교 시절에는 자신을 포함해 한인학생이 전교에서 두 명 뿐인 백인동네에서 자랐지만 당시 ESL 지도교사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가 이민자 신분으로 미국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이끈 계기가 됐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가족 구성원과의 원활한 소통도 큰 몫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평소 크고 작은 가정의 모든 대소사를 가족이 함께 대화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소위 ‘열린 대화’를 해나가는 집안 분위기야말로 이러한 긍정적 태도와 시각을 갖게 한 힘이 됐다고. 한국인의 뿌리를 깊이 간직하며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을 만끽하는 것도 갈수록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가 실생활에서 적절히 융합되어 가고 두 문화를 균형 있게 익히면서 또래보다 한층 폭넓은 안목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것 또한 이민자이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믿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고교를 거치는 지금까지 주변 친구들에게 틈틈이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한국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제는 한국음악을 함께 감상하는 취미까지 나눠가질 수 있어 행복하다고. 타인종 친구들을 한국 매니아로 만든 카리스마와 그간 교내외에서 참여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도력까지 이미 인정받은 터. 초등학교 시절 몸담은 걸스카웃을 시작으로 학교 수학팀에서는 8년간 활약해왔고 우등생 클럽과 불어클럽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활동을 펼치는 ‘스쿨스4스쿨스(S4S)’의 부회장으로, 미 암협회가 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차원에서 정기 개최하는 ‘생명을 위한 릴레이(RFL)’에서는 캡틴으로 활약해왔다. 자랑할 만한 실력은 안된다고 겸손해하지만 피아노 연주는 물론, 학교에서는 바이얼린 실력자들이 모인 ‘트라이-M’의 연주단원으로도 빛을 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그토록 원했던 코넬대학으로부터 조기합격 통보도 일찌감치 받아들었다. 대학에서는 정치학과 화학을 복수전공할 계획이다. 평소 꿈꿔온 의학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함이다.

코넬대학 지원은 단순히 아이비리그라는 명성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산하 7개 대학을 운영하는 코넬대학은 학부생 규모가 1만3,000명으로 타 아이비리그보다 훨씬 크지만 그만큼 다양한 학과 강좌가 개설돼 학생 입장에서는 관심 분야에 대한 강의 선택의 폭이 넓고 다방면의 지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 매력적이란다. 대학에 진학하면 그간 접하지 못했던 분야의 과목을 맘껏 수강
하면서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 요즘은 한껏 부풀어 있다. 스스로 학습동기를 부여하는 것과 부모의 의지나 강요가 아닌 학생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뚜렷이 설정해 수업시간에 집중하며 평소 시간관리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우등생이 되는 학습 비법이라고 소개한 성양은 성기창·성동미씨 부부의 2녀 중 차녀다. <이정은 기자> HSPAC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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