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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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관전법

2010-02-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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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성대한 막을 올렸다. 올림픽 성화 봉송 4만5000킬로미터 국토대장정은 결국,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살아있는 전설 ‘웨인 크레츠키’가 최종주자로 나섰다.
성화가 타오르는 순간 캐나다 국민들은 가슴 벅찬 자긍심으로 환호했다. 마치 1988년 서울올림픽의 손기정,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의 무하마드 알리와 같은 국민적 영웅 앞에서 한국이나 미국인이 그랬던 것처럼.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흘째인 14일, 캐나다의 34년 금메달 가뭄도 끝났다. 캐나다는 1976년 몬트리올 하계 올림픽,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을 개최했으나 홈 그라운드에서 금메달 사냥은 매번 실패했다.
남자부 스키 모굴(moguls)에서 알렉산더 빌로듀(Alexandre Bilodeau)는 캐나다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겨줬고, 전날 여자부에서는 제니퍼 하일(Jennifer Heil)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또, 올해 33세의 노장으로 세계기록 보유자인 크리스티나 그로브스(Kristina Groves)는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30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메달을 얻기 위해 예산 1억1700만달러를 투자한 캐나다는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모두 25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 종합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독일이 29개의 메달을 얻어 미국(25개)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경기 일정상 캐나다는 대회중반 이후부터 메달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남자 아이스 하키는 2월 28일 결승전이 있고 여자 아이스 하키는 2월 25일이다. 아이스 하키 종주국 캐나다는 미국을 꺾고 자긍심으로 가득 찬 대회 폐막식을 거행하는 환상의 꿈을 꾸고 있다.
또, 남자부 스켈레톤(Skeleton)에 출전하는 존 몽고메리(Montgomery), 남자부 피겨 스케이팅의 페트릭 챈(Patrick Chan), 여자부 스키 크로스(Ski Cross) 애쉴리 맥이보(Ashleigh McIvor) 등이 선전하면서 막판 금메달 레이스가 이어 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은 메달 밭이나 다름 없다. 크리스틴 네스빗(Christine Nesbitt)이 500m, 1000m, 1500m와 단체전에 출전해 다관왕을 노린다. 세계 신기록 수립여부도 관심사. 2006년 이태리 동계올림픽에서 5개의 메달을 차지, 빙판의 여왕으로 군림한 신디 크라센(Cindy Klassen)은 5000m 등 장거리에서 메달을 추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크리스티나 그로브스(Kristina Groves)는 1500m,1000m에 다시 도전한다.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한인사회에서는 2002년 월드컵 못지 않은 길거리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한국을 알림과 동시에 동계올림픽 3수도전에 나선 평창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밴쿠버 올림픽조직위원회(VANOC)에서는 자원봉사자로 나선 한인들도 많이 눈에 띈다.
그런데 한국이 참가한 동계올림픽 종목 가운데 유망종목은 대부분 빙상경기에 몰려 있다. 사상 첫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에 도전하는 김연아,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규혁, 이강석이 메달 1순위다.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0m에서는 예상을 깨고 이승훈이 은메달을 얻었다. 한국이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쇼트 트랙은 이정수의 첫 금메달에 이어 성시백, 이호석, 조해리, 이은별, 김민정 등이 추가 메달 후보다.
세 종목을 제외하면 한국 동계스포츠는 아직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올림픽 정신으로 대회를 준비해온 기타 종목의 태극전사들에게도 열렬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자. 캐나다 국기 메이플 리프 손에 들고 태극기 휘날리며.
더불어 한국과 캐나다 선수가 맞붙는 장면에서는 뿌듯한 여유도 가져보자.김연아와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다툴, 조애니 로세트(Joannie Rochette)도 뜨거운 성원의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이들의 ‘무한도전 정신’을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우리 모두의 잠언으로 삼자. ‘WE CA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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