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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자 - 연준의 출구전략과 우리의 융자전략

2010-02-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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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exit strategy)이란 원래 목적을 완수한 군대의 안전한 퇴각 시나리오를 말하는데 베트남전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쟁에서 발을 빼려는 미군의 전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경제에서는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과도하게 풀어 놓았던 시중의 유동성을 인플레이션 등과 같은 부작용이 생기기 전에 회수하려는 전략을 말한다.

서브프라임 사태 후 전 세계 금융시장이 휘청거릴 때 연준은 시중은행에 단기자금을 공급하고 각종 채권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유동성 공급을 극대화시켰다.

또한 연방기금 금리를 0%에 가깝게 유지함으로써 통화증발을 유도했다. 그 결과 금융기관들은 다시 살아나 이제는 보너스 잔치까지 벌이게 되었다.


비록 유동성이 가계나 중소기업에까지 전달되지 않아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지만 미국의 경기후퇴는 2009년 2분기로 종료된 것으로 보여진다. 경기후퇴란 경제가 2분기 이상 연속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때를 말한다.

미 경제성장률(GDP)은 2008년 3분기에 마이너스(-2.7%)로 돌아선 이래로, 4분기 -5.4%, 2009년 1분기 -6.4%, 2분기 -0.7%까지 4분기 동안 혹독한 불경기를 기록했다. 2009년 3분기 이후 플러스로 돌아서 숫자 상으로는 침체기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 각국들의 과도한 국가부채로 또 한번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거리고 높은 실업, 소비위축, 부동산 차압사태의 증가로 미국 경제의 더블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FRB, IMF, 세계은행 등은 2010년 미국경제는 2~3%대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의 과거 움직임을 보면 경후퇴 종료 후 금리인상까지 보통 2년에서 2년 반 정도 걸린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금리인상 시기가 2011년 중반에서 2012년 정도 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는 기준금리 얘기고 시중의 채권금리는 이보다 훨씬 앞서 움직인다고 보는 게 옳다.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지난주 의회에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있을 출구전략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했다. 금리관련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2010년 이후엔 모기지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맥락에서 금리가 더 올라가기 전에 우리가 서둘러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한번 짚어보자. 우선 변동모기지(ARM) 상품을 갖고 있는 사람들 중 집을 오랫동안 보유할 계획이라면 고정상품으로 재융자를 서두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현재의 이자율이나 이자율 고정잔여 기간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로 장기고정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의장도 작년 10월에 이자율이 낮은 변동상품을 포기하고 30년 고정으로 재융자를 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집값이 빠져서 재융자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오바마의 재융자플랜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오바마 재융자플랜은 집값의 125%까지 재융자를 해준다. 또한 2차 HELOC을 보유한 사람들 중에서도 단기간에 갚을 계획이 아니라면 1차와 묶어 하나로 재융자하여 장기로 고정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5% 중반에서 6% 초반대의 고정이자율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재융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비용대비 효율성을 따져봐야겠지만 최악의 경우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고 이자율을 조금이라도 내릴 수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마지막으로, 30년 고정으로 융자 보유기간이 오래된 사람들은 15년 고정으로 재융자 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융자 밸런스가 낮아져 있기 때문에 15년의 낮은 이자율로 재융자 할 경우에 의외로 많은 금액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714)808-2491


스티브 양 / 웰스파고 론오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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