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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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공부 재미에 빠졌어요”

2010-02-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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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32 타민족 학부모들 학습열기... ‘한국어 전도사’로

미동부 최초이자 유일하게 한영 이원언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PS 32 초등학교는 매주 화요일이면 한국어 공부 재미에 푹 빠진 타인종 학부모들의 학습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지난해 가을학기 유치원 과정에 자녀를 입학시킨 타인종 학부모들이 한국어를 학습한지도 어언 6개월. 프로그램에 입학하는 타인종 학생의 학부모가 한국어 과제물을 봐주기 어려운 점을 감안, 유치원 학급을 담당하는 신금주 교사의 제안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학부모 한국어 수업이 이어져오고 있다.
열렬 수강생인 학부모 비비아나 파레키씨, 에벌린 말로-허시씨, 일레인 콜롬보씨 등 3인방은 한국어가 이리 재미날 줄 미처 몰랐다. 열심히 공부해서 기자와 한국어로 인터뷰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웃음보를 터뜨렸다.

학교의 모든 교과과정을 한국어와 영어로 매일 동시 교육받는 자녀와 비교하면 주 1회 한국어 수업이 너무도 짧아 아쉽지만 그래도 ‘아빠, 엄마’ 등 서로에 대한 호칭과 ‘사랑해요’ ‘잘했어요’ 등 감정표현이나 칭찬을 할 때마다 한국어로 주고받는 일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고.


미 전국적으로 중국어 교육 열풍이 거세지만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언어를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배우고 실생활에 활용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주변의 부러운 시선도 조금씩 즐기는 여유가 생겨났단다. 특히 자녀들이 큰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에선 프로그램에 입학시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만족감도 크다고 입을 모았다. 때로 아이들과 부모가 누가 더 한글을 잘 쓰고 읽는지 경쟁하는 재미도 남달라 이제는 주변 이웃에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한국어 전도사’를 자청하고 있을 정도다.이들은 한국어 학습에만 그치지 않고 그간 맨하탄까지 매주 한 차례씩 함께 오가며 장구 배우기도 익혀왔다. 이달 11일 학교 설 행사에서는 직접 무대에 올라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제 갓 유치원 과정에 자녀가 입학한 상황이지만 이들 타인종 학부모들은 이 아이들이 훗날 유엔에서 글로벌을 무대로 뛰어 다닐 한국 전문가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현재 초등학교 과정만 개설돼 있는 프로그램이 중학교와 고교 과정까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는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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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32 한영 이원언어 프로그램에 재학 중인 자녀의 숙제 도우미를 계기로 6개월째 한국어 학습에 매진하고 있는 타인종 학부모들이 9일 신금주(오른쪽) 교사의 지도 아래 수업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카너군, 에벌린 말로-허시씨, 일레인 콜롬보씨, 지안팔로군, 비비아나 파레키씨, 줄리아나양, 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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