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험부정’ 낙인
2010-02-06 (토)
한국이 SAT 미 대학수능시험 문제지 유출<본보 1월18일자 A1면 등>에 이어 경영대학원 입학시험(GMAT) 시험지까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 ‘시험부정 대국’의 불명예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 경영대학원 입학 준비생에게 시험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GMAT 문제와 답은 물론, 최근 출제 빈도수까지 적혀 나돌자 미국의 GMAT 시험 주관처인 미 경영대학원 입학위원회(GMAC)가 조사에 본격 착수하고 나섰다.
지난달 터진 SAT 시험지 유출이 미국과 한국 등 국가 간의 시차를 겨냥한 수법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GMAT 시험은 일정 기간 동안 동일한 문제가 출제된다는 허점을 노린 것이 다른 점이다.
GMAT 시험 응시자들이 각자 기억나는 대로 문제와 보기 일부를 인터넷 시험정보 웹사이트에 올리면 다른 응시자들이 댓글을 달아 전체 문제가 완성되고 완성된 문제지는 인터넷에서 판매되거나 유명학원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처 GMAC은 문제가 있다고 지목된 인터넷 사이트와 관련 기관을 감시하고 현재 진행 중인 조사 결과에 따라 부정행위가 드러나면 규정대로 시험점수를 취소하고 응시자격을 박탈하겠다는 계획이다.
SAT 문제지 유출로 미 대학 입학을 앞뒀거나 재학 중인 한국 학생들의 입학이나 등록 취소 등 가능성에 이어 이제는 한국 유학생에 인기 있는 미 경영대학원에서도 한국 학생들의 대규모 피해 사례가 속출하지 않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조사 결과에 따라 주관처가 한국 시험장의 보안 조치를 강화한다면 앞으로 한국에서 시험을 치르는 예비 응시자들도 적잖은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것은 물론, 변경되는 시험 규정을 놓고 자칫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GMAC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연례보고서를 살펴보면 2008~09학년도 기준, GMAT 시험을 치른 한국 국적의 응시자는 총 7,045명이었으며 이중 한국 시험장에서 치른 응시자가 79%인 5,596명이었다. 한국 국적 응시자의 중간(Mean)성적은 같은 해 569점이었으나 한국 시험장에서 치른 응시자의 중간성적은 581점으로 훨씬 높았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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