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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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눈길 끄는‘과외중의 과외’

2010-02-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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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베이트(debate)

요즘 한인 학부모들 사이에서 디베이트(debat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외활동 가운데 명문대 입학 사정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들 가운데 수학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여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관심도에 비해 정작 디베이트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손순 아너아카데미 원장을 통해 디베이트 기본을 알아 본다.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정보 정리요약
상대방 질문에 논리적 대응 리더십 길러


■ 디베이트가 웅변(?)


학부모들 가운데 한국에서 학교 웅변대회에 출전했던 경험을 가진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토론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디베이트를 단순히 웅변으로 연결 짓기 쉽다.

웅변은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스피치를 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디베이트는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그 내용을 정리해 발표하며, 상대방의 질문에 답하면서 인정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에서는 디베이트 문화가 이미 오래 전부터 깊이 자리매김했고, 특히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를 강조하는 미국식 가정 문화는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기본을 갖추게 만들고 있다.


■ 왜 디베이트인가

단순히 대학 지원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만 가지고 접근한다면 그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디베이트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을 찾아내고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잘 요약해 발표하는 한편, 다른 사람의 질문에 적극적이고, 논리적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준비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업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논리력을 갖추게 되고, 소위 내공이 쌓이면서 나중에는 탄탄한 리더십을 가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이를 즐기는 학생들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고, 다양한 분야를 접하면서 세상일에 눈을 뜨게 돼, 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 대학입시에서 도움이 되나

물론 도움이 된다. 유명 대학들은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도 디베이트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많은 유명 대학들은 지원자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학교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 고교 시절 각종 디베이트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면 당연히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 본다면, 한인 학생들의 과외활동 내용이 대부분 별 차이가 없이 비슷해 오히려 손해가 되고 있다는 것이 일선 입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거꾸로 뭔가 차별화된 것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디베이트가 그 대안으로 괜찮은 과외활동이란 것이다.

이와 함께 이 활동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토론식 대학수업 방식에 잘 적응하는 것은 물론, 사회에 진출해서도 훌륭하게 제 몫을 해 낼 것이라는 전망도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 다른 장점은

학업에 더 충실해지고, 대학입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 외에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이 활동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대회에도 출전하는 나이는 거의 사춘기와 일치한다. 다시 말해 이 활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사건, 정보들을 접하면서보다 성숙된 생각을 가지게 돼 일반적인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모와 자녀와의 크고 작은 마찰을 줄일 수 있다.


■ 언제 시작하나

말하는 자세를 배우고, 발표력이 필요해지는 초등학교 3~4학년 때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4~5학년 때는 정리와 요약, 정보 찾기에 주력하고, 6~7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토론방법을 배워 가면 매우 단단한 기초를 쌓을 수 있어 8학년 때부터 각종 대회에 자신 있게 출전할 수 있다. 정리하면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요약할 수 있는 5~6학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적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자녀가 아직 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프리스쿨 또는 그 전 단계의 자녀라면 집에서도 간단한 교육이 가능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많은 대화를 통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발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얘기할 때는 끝까지 듣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 누구나 할 수 있나
기본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다.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내성적인 성격에 비해 적응시간이 빠를 것이다. 그리고 내성적이라고 해도 이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서 대인관계도 활발해 지고, 자신의 의견도 보다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성격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은 곳에 나가기 싫어하는 경우, 오히려 이런 프로그램이 자녀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관찰이 필요하고, 디베이트 전문가와의 상담도 중요하다.


■ 어디서 배우나

한인 타운에도 디베이트를 전문으로 교육시키는 곳들이 여럿 있다.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을 골라 전문가들과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면 된다.

NFL·모의유엔·모의법정
대표적 디베이트 대회

디베이트 대회는 ▲NFL (National Forensics League) ▲모의 유엔 ▲모의 법정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NFL이다.

NFL은 9학년 이상이 돼야 정식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선수들은 대회에 참가하고, 입상할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되며, 이는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는데 도움이 된다.

8학년도 참가할 수는 있지만, 점수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대신 7~8학년을 위한 NJFL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NFL은 대회 유형에 따라 약간씩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대회 유형은 크게 ▲Policy Debate ▲LD(Lincoln Douglas Debate) ▲Public Forum ▲Congress ▲Parliamentary Debate로 나뉜다.

이 가운데 Policy Debate는 일 년에 한 번 주제가 주어지고, 두 명이 한 팀을 이뤄 대회를 진행한다. 팀과 개인별 점수가 매겨진다. LD는 개인별도 벌이는 대회로 어느 쪽 주장이 우세한가를 비교하는 것으로 철학적인 사고와 창의력이 중시된다.

또 Public Forum은 한 달에 한 번 주제가 제시되며 저학년 학생들에게 적합하고, Congress는 의회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와 함께 대회 전략이 필요한 대회이다.

마지막으로 Parliamentary Debate는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하는 대회로 창의력과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

모의 유엔은 다양한 세계 이슈들을 주제로 각 나라 대표를 맡아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국제적인 대회로 자리 잡고 있다.


<황성락 기자>

HSPACE=5
디베이트는 학생들의 학업은 물론 나중에 대학에 진학해서도 토론식 수업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고, 사회에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된다. 와그너 대학의 수업 모습. <와그너 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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