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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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지도 이렇게 - 하루하루 커가는 작문 실력

2010-0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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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인 학부모님들이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수년간을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아왔지만 사실 이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제시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당대의 문호 제임스 조이스는 글 쓰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어로 글을 쓴다는 것은 전생에 죄가 많아 이생에서 고문을 당하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웃음부터 터져 나올 이 말을 곰곰이 되씹어보면 사실 참 심각한 내용입니다. 아마도 당대의 문학 거장인 그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결국 영어 작문이란 자신과의 끝없는 고독한 싸움이란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요. 또 작문이란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글이란 단순한 기술이 아닌 하나의 예술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풀어내면서도 읽는 이의 감정을 터치하는 ‘살아 있는’ 그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학교생활에서도 글쓰기의 창조성은 예외가 아닙니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글을 잘 쓰는 학생들이 대부분 학과 성적도 우수합니다. 왜냐하면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그 기저에 왕성한 독서 이력이 자리 잡고 있어 상식도 풍부하고 호기심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 표현력도 뛰어나 수업시간에 발표력이 왕성해 학교생활에도 자신감을 갖고 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인들도 마찬가지지만 10대 청소년들일수록 글은 그 학생의 지식, 감수성, 이해력, 세계관 등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글은 곧 그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자녀가 어려서부터 피아노다, 미술이다, 발레다 예체능에는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정작 책 읽기와 쓰기는 일종의 단순한 기술로 생각해 학습을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도 늦지 않았습니다.

자녀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십시오.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자녀가 많은 책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십시오. 그러다 보면 저절로 하루하루 한 뼘씩 커나가는 자녀의 글쓰기 능력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생활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늘 주십시오. 자녀의 감정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감정과 생각을 부모님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1세 부모님들이 제일 부족한 점이, 언어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녀들에게 창조적인 질문을 던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말하는 것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런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한편의 영화를 보고 나서도 “영화 어땠니?”라는 단답형 질문 외에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해, 문제 해결방법에 대해, 심지어 영화 의상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그렇게 하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렇게 천천히 생활 속에서 글쓰기를 습관화하다 보면 수년 뒤 남들이 SAT 에세이 스트레스로 괴로워 할 때 느긋하게 이에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문의 (213)380-3500, www.eNEWBERY.com

리처드 이 / 뉴베리러닝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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