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김 (c2 education원장)
리포트카드를 받는 시기가 되면 학생, 학부모, 심지어 교사들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모들은 ‘A’에 기뻐하다가도 ‘B나 C’ 등의 점수를 보면 한숨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성적표에 적혀있는 교사의 코멘트는 간과한 채 점수만 확인하고 일희일비 한다면 자녀의 학업 발달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란 불가능하다.
Education Director로 교육상담을 하는 분들이라면 부모들이 리포트 카드 읽는 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초등학생들 중 매우 영리하지만 ‘B’를 받는 학생, 혹은 보통의 평범한 학생이지만 ‘A’를 받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학습 능력 자체보다는 제3의 외부 요인들에 따라 성적이 들쭉날쭉 해진다. 한 예로 Gifted and Talented (영재반)에 든 학생이 수학은Regular(보통) 클래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케이스가 있었는데, 문제는 그 학생이 수학에서 ‘B’를 받는 바람에 선생님이 레벨을 올려주지 않아 보통 클래스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결국 학생은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되었고 학교 Assignment에도 많은 실수를 하게 되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보다못한 부모님께서 아이를 데리고 학원으로 상담을 하러오셨다.
학생의 수학 클래스 레벨을 높이기 위해 우선 진단 평가를 실시하여 학생이 재빨리 고쳐야 할 곳 부터 파악 후 맞춤형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얼마 후 학생은 그동안 간절히 원했던 수학 영재반에도 당당히 들어가게 되었고 전부 ‘A’를 받아오기 시작했다. 개인 능력과 성향에 맞는 맞춤식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부모들은 리포트 카드에 적혀있는 점수가 학생의 학업 능력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생의 집중력, 동기유발, 혹은 교우관계 때문에도 학생들의 성적은 천차만별이 난다. 이에
모든 부모들은 적혀있는 점수만 가지고 판단하려 하지 말고 그 점수를 받게된 근본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리포트 카드에 써있는 점수 그 이면에 숨어있는 요인들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일년에 두 세 차례 학교에서 개최하는 담임교사와의 컨퍼런스다. 컨퍼런스야 말로 교사들이 학생의 학업 성취도와 능력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귀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미국 교육시스템이 생소한 한인 부모님들은 컨퍼런스시간을 100%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들이 미리 5개 내지 10개 정도의 질문지를 작성해 가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OO 잘하고 있나요’와 같은 일반적이 질문만 묻고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런 질문에는 교사들도 그냥 ‘잘하고 있습니다’라는 성의 없는 반응만 돌아오게 될 뿐이다. 부모님들이 좀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가령, 부모가 관찰한 자녀의 행동을 교사와 얘기하거나, 자녀의 약한 부분 아니면 잘하는 부분 들을 언급하여 선생님의 조언을 요구하는 것이 좋다.
또한, 리포트 카드의 점수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종이’에 불과할 뿐 학생의 강한 점과 약한 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간혹 한 두 과목씩 낮은 점수를 받아온다면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여러 과목에 걸쳐 낮은 점수를 2회 이상 받아온다면 더 심각한 상황으로 변하기 전에 해당교사와 외부의 도움을 받아 학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시급하다. 리포트 카드를 받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말고 외부로 눈을 돌려 적절한 시기에 전문가의 도움
을 받으라고 충고하고 싶다. 자세한 진단 평가로 잘하는 부분과 취약한 부분을 세세히 파악하여 귀중한 자녀들의 학업 능력 전반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매우 큰 성과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