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독도 어린이 극단 ‘작은별’ 창단멤버
5월 디즈니 ‘데미 로바토’쇼 오디션 준비중
뉴저지 크로스터의 테너킬 미들스쿨 1학년에 재학 중인 레베카 김(11세)양은 소극장 독도가 새롭게 조직한 어린이 극단 ‘작은별’의 창단 멤버다. 2월의 창단 공연 ‘성냥팔이 소녀’와 5월 예정된 ‘사운드 오브 뮤직’ 을 위해 플러싱까지 먼 길을 오가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레베카가 연극 활동을 하는 것은 취미 생활이나 한국어 습득 정도의 부차적인 목적이 아니며, 극단 작은별은 워싱턴주에서 뉴욕 지역으로 이주한 레베카에겐 아주 작은 출발선일 뿐이다. 김양이 진정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5월에 있을 디즈니 채널의 뉴 스타 ‘데미 로바토’쇼의 오디션. 내노라하는 재능을 가진 청소년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 빤한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 오디션이지만, 통과만 하면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를 수도 있는 꿈의 기회다.
11살 어린이가 갖기에는 너무 큰 꿈이라고 생각한다면 레베카라 도전하려는 데미 로바토쇼와 이미 익숙한 용어인 트윈(tween)의 개념에 대해서 잠시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한때 하이틴이라는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말 그대로 10대 후반의 청소년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주로 팝 뮤직을 중심으로 대중문화의 왕성한 소비자로 떠오르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 아이콘들이 기획사와 대형 엔터테인먼트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소비자 집단이 10대 초반(트윈)으로 낮춰졌으며 그 중심에는 마일리 싸이러스와 조나스 브러더스 그리고 하이스쿨 뮤지컬
의 잭 애프론를 중심으로 한 디즈니의 틴 스타들이 있다.
물론 이전에도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귈레라, 힐러리 더프같은 팝 스타들이 디즈니를 통해 데뷔했지만 마일리 싸이러스와 같이 엄청난 돈을 디즈니에 벌어주진 못했다. 디즈니의 틴스타들은 TV, 영화, 음반, 실황 공연, 캐릭터 라이선스 등의 멀티 부가가치 상품으로 철저한 게 육성과 관리를 거치는 데 그 출발점이 이번 오디션에 통과하면 출연 기회가 주어지는 TV 시트콤이다.
레베카는 ‘그저 욕심만 있고 몸이 쫓아가주지 못하는’ 아이는 아니다. 어려서부터 탭 댄스와 발레, 피아노 등 다양한 레슨을 통해 탄탄히 다져지고 있다. 무엇보다 소질이 있고 (적어도 부모가 보기엔) 본인이 너무 이런 활동들을 재밌어 한다. 무엇보다 엄마인 제시카 정씨의 적극적인 후원은 무엇보다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사실 가수나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그저 말리지만 않아도” 큰 후원이지만, 정씨의 경우엔 차원이 좀 다르다. 딸을 위해 10년간 생활 기반이었던 워싱턴주를 떠나 좀 더 많은 기회가 있는 뉴욕으로 이주한 것이 단적인 예다.
한국에서 무대에 섰던 연기자 출신이고 텍사스에서 디렉팅 전공으로 공부한 유학생 출신의 정씨는 비록 ‘생활’이라는 넘기 힘든 이민자들의 장벽 때문에 연출의 꿈을 펼치진 못했지만 딸에게는 맘껏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것은 꼭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딸을 통해 이루고 싶다는 대리만족의 심정은 아니다. 부와 명예가 보장되는 직업이어서도 아니다. 단지 사람들 앞에서 노래와 춤을 춘다는 것의 짜릿함과 무대에 서는 황홀함을 겪어 봤고 꿈을 추구하는 정열을 간직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알고 있기에, 딸이 그 꿈을 계속 키워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은 부모로서의 당연한 마음일 수 있다.
연출 전공인 엄마가 보는 딸의 객관적인 모습은 대략 이렇다; 음감이 뛰어나 한번 들은 음악은 곧 따라한다. 몸이 유연하고 춤의 박자와 순서를 금새 익힌다. 혼자 놀 때도 얼굴 표정을 연습할 정도로 연기를 좋아한다. 산만하다. 정의감이 강하다. 매년 여름에 한국에 가면 TV 보느라 정신이 없다. (레베카는 2PM과 소녀시대의 광팬이다) 마일리 싸이러스에 이어 셀레나 고메즈 그리고 최근 데니 로바토로 디즈니 틴스타들의 바통이 이어지고 있다. 코리안 어메리칸 레베카 김이 그 뒤를 잇지 말라는 법은 없다. <박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