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선배들이 들려주는 나의대입 ‘노하우’
▶ 세리토스고교 한인학부모회 ‘졸업생 간담회’
이제 며칠 뒤면 2010 가을학기 입시경쟁이 사실상 막을 내린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1월1일로 지원서 접수를 마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11학년을 비롯해 앞으로 입시에 뛰어들 10학년과 9학년은 점차 입시경쟁의 최전선으로 자리를 옮기는 출발점에 선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세리토스 고등학교 한인학부모회(회장 김도원)는 지난 21일 생수의 강 교회에서 이 학교 졸업생들을 초청, ‘졸업생 간담회’를 개최했다. 올바른 대학 선택의 노하우를 전해 주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학부모와 학생 등 120여명이 참석, 큰 관심을 나타냈다. 선배들이 후배들에게는 전하는 조언을 정리했다.
■ “대학 특성과 분위기 무시마라”
정영진(코넬대·기계공학 2년)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GPA와 SAT 점수가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공부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후배들이 대학의 명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학 4년을 얼마나 알차고 보람 있게 보내느냐는 것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학은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는 곳인 만큼, 그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실제로 대학생활을 해보니 2년 만에 우울증에 걸려 학업에 정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휴학하는 동기들도 있었다. 휴학은 사실상 중도포기와 마찬가지이다.
대학들은 저마다 성격이 다르고 특성이 있다. 이런 것들이 무슨 문제가 될 것인지 의문을 가지는 후배들도 있겠지만,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싶다.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 대학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인지, 그리고 대학의 분위기와 자신의 성격에 얼마나 잘 맞는지 등에 대한 검토가 정말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고, 추구하는 것에 대한 기회가 얼마나 주어지는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 “이민 초년생, 학교 공부가 중요”
김은형(포모나 칼리지·Neuroscience 2년)
나는 7학년 2학기 때 미국에 이민 왔기 때문에 환경에 적응하는 것부터 시작해 영어를 배우는 것 등 이곳에서 태어났거나, 어린 시절에 이민 온 친구들에 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ESL 코스도 1년간 수강했다. 당시에는 GPA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처음에는 학교에서 낸 준 숙제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학교 수업에 매달리게 됐다. 학교에서 내 준 숙제에 충실했고, 학교 수업시간에도 한 눈 팔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지도를 잘 따랐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성적도 향상됐고, 9~10학년을 무사히 마친 뒤에는 사이언스와 수학 AP 클래스도 소화해 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초기에는 과외활동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말을 배우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교생활에 자신이 붙자 배드민턴팀에서 활동하는 등 과외활동도 가능해졌다.
혹시 11학년이 넘어 미국에 온 후배 중 영어가 부족하다면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한 편입을 권장하고 싶다. 말하고, 듣고, 쓸 수 있어야 대학에서의 수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조화와 창의성을 보여준다”
정주현(코넬대·건축 2년)
본래부터 아트와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고교 재학시절 남들이 하는 것들도 물론 했지만, 여기에 덧붙여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도 열심히 노력했다.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내가 공부한 것들은 사실 놀랄 정도로 아트와는 전혀 무관한 과목들이 많았다. 특히 AP과목에서는 생물, 물리, 컴퓨터 사이언스 등 과학 과목을 비롯해 유럽 역사, 영문학 등 예술 분야와는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과목들을 공부하는 가운데 아트에 대한 나의 열정을 균형 있게 조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
과외활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셀폰을 디자인하는 회사에서 인턴으로 활동했고, 전문 아티스트 밑에서 실습생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험과 배경들은 내가 포트폴리오는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줬다. 내가 만약 아트 또는 디자인을 전공하려 했다면 당연히 이 포트폴리오가 성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됐을 것이다.
대학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지원자들에 대해 요구조건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대학을 지원하기 전 시간을 갖고 후보 대학들을 열심히 분석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 “다양성을 봤다”
김미선(옥시덴탈 칼리지·ECLS 4년)
우리 대학은 재학생들의 인종이나 출신지가 정말 다양하다. 그만큼 다인종·다문화 사회가 정착돼 있고, 그에 걸맞은 프로그램들이 많다. 또 재학생들의 70%가 재학 중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고교 12학년 때 물론 아이비리그를 비롯해 동부지역 대학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지만, 직접 학교를 방문하고 난 뒤, LA 지역 대학으로 마음을 정했다. 기후도 그랬고, 너무 먼 거리에 있는 것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UC도 생각했지만, 이미 고교 때부터 캠퍼스를 왕래한 경험이 있었고, 너무 규모가 큰 것이 싫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옥시덴탈 칼리지였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다양한 문화가 녹아 있는 학교 분위기, 그리고 학문적인 면에서 학생과 교수, 관련기관들이 손쉽게 이어질 수 있는 것들이 이 대학을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 “편입 프로그램을 활용하라”
최승현(UC버클리· Sociology/ English 3년)
고교 때부터 아트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도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 진학하고 싶었다.
하지만 방향이 바뀌면서 일반 대학으로 목표를 정했지만, 학교 성적 때문에 원하는 대학 진학이 어려웠다.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편입이었고, 풀러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2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 물론 학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과, 이것이 마지막 기회란 스스로의 마지노선으로 내 자신을 격려하고 공부에 매진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편입을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물론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편입 프로그램에 충실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다. 혼자 하려다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좋은 친구를 사귀어 서로 힘이 되어주는 것도 편입 성공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 “열정을 찾아라”
이주희(채프먼대·TV방송 저널리즘 2년)
내가 이 전공을 선택한 것은 고교 재학시절 교내 TV 방송인 C-High TV와 인도주의 활동을 하는 기관에서 얻은 경험이 중요한 동기가 됐다. 또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심이 컸던 것도 또 다른 이유일 수 있다.
내가 채프먼 대학에 진학한 것은 이 같은 나의 관심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교사의 적극적인 추천과 대학에서 제시한 좋은 학비보조 때문이었다.
실제로 채프먼 대학은 필름 비즈니스 관련 부문에서 새롭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한국의 영화업계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나는 후배들에게 고교 생활 중 교내 또는 교외의 클럽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참여해 즐길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바로 그 과정에서 자신의 관심과 흥미가 있는 것을 찾게 되고 열정을 얻을 수 있다.
세리토스 고교 한인학부모회가 주최한 ‘졸업생 간담회’에는 학교 선배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많은 후배들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