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김창만 칼럼/ 성공하는 리더의 조건-코칭리더가 되라(10)

2009-12-26 (토)
크게 작게
탁월한 코칭 리더가 갖추어야할 열 번째 요소는 “경청”이다. 경청( listening)이란 말하는 사람을 향하여 특별한 친밀감과 존경심을 가지고 응시하는 동시에, 공감(empathy)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headnodding), 집중해서 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상대방의 애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든지, 공감을 표시하며 들어주는 경청의 행위는 단순한 행동 같아 보이지만, 말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특별한 의미와 감동을 안겨준다. 특히 대화중에 “아하, 그렇군요!”라는 진실한 맞장구가 이어지고, 적절한 순간마다 긍정적인 질문이 제기될 때, 그들의 사이에는 매우 특별하고 친밀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진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과 존중을 받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과 존중을 받을 때 건강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고 사회에 공헌하는 탁월한 리더가 될 수 있다. 헬렌 켈러의 유명한 가정교사였던 앤 설리반 (Anne Sullivan)의 생애가 이를 증명해 준다.

앤 설리반은 일찍이 조실부모하고 오갈 때가 없어서 어린 남동생과 함께 아동 보호소에 맡겨져 성장한 불쌍한 고아였다. 설상가상으로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마저 보호소 안에서 병으로 잃게 되자, 극심한 충격으로 정신이상자가 되고 말았다. 설리반은 이 세상에 자신이 혼자라는 외로움과 절망감에 시달리면서 여러 번 자살을 시도하고 난폭한 행동을 보였다. 당국은 그를 더 이상 돌볼 수 없다고 결정하고 정신병원으로 보냈다. 그런데 이때 설리반의 보호자로 자처하고 나선 한 무명의 할머니 간호사가 있었다. 할머니 간호사는 설리반에게 다가와 “예수님은 너를 사랑한단다(Jesus love you)라는 말로 끊임없이 위로해 주었다. 그리고 그의 얘기를 무조건 들어주고 경청하는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다. 설리반은 할머니 간호사의 경청을 통하여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새로운 삶의 목적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외부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나가기 나갔다. 괴롭히던 정신병도 곧 사라졌다. 설리반의 위대한 코칭 리더가 된 할머니 간호사는 교사가 되라는 꿈을 심어주었고, 그는 교육전문대학에 진학하여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얼마 후 자기처럼 성장기의 아픔을 지닌 헬렌 켈러의 가정교사로 들어갔다. 설리반을 처음 본 헬렌 켈러는 거칠게 거부하고 반항했다. 그럴 때마다 설리반은 할머니 간호사에게 받은 사랑과 은혜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에게서 받은 사랑 그대로를 헬렌 켈러에게 베풀며 헌신했다. 인내와 참음으로 돌보았다. 그리고 “예수님은 너를 사랑 한단다”는 말을 계속 주입했다. 마침내 헬렌 켈러도 마음이 열렸고, 설리반의 제자가 되었다. 할머니 간호사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설리반도 헬렘 켈러에게 위대한 코칭 리더가 되었던 것이다.


세 인물을 보라. 어떤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는가. 무명의 할머니 간호사, 버림받았던 고아 설리반, 그리고 삼중고의 불행아 헬렌 켈러, 이 세 사람을 우리는 “상처받은 치유자(wounded healer)”라고 부른다. 상처받은 치유자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극심한 시련과 슬픔 속에서 치유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치유의 에너지를 전파하는 최적의 사람이 된다. 무명의 노인 간호사와 앤 설리반의 이야기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담긴 “경청”과 “수용”의 헌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치유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요즘 현대인들은 어떤가. 너무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을 가진 채 살아간다. 그러다보니 좀처럼 남에게 “경청”과 “수용”의 관심을 보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러나 기억하라. 서로 경청하고 수용하는 따뜻한 마음이 결핍될 때 인간관계에 불신과 불화의 틈이 생기고 사회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마음의 병이 생겨나고, 인간관계의 아픔과 장애가 일어나고, 리더십이 불신(不信)된다.

예수님은 일찍이 이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를 따르는 무리들에게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마태복음7:1)라고 말했다. 이 말이 무슨 말인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우려 경청하고 수용하고 존중해 주라는 말이다. 너 자신에게 준하는 관대한 기준을 남에게도 그대로 적용하라. 그러면 이 세상은 천국이 되리라는 의미이다. 코칭 리더의 대가인 패트릭 윌리엄스는 경청의 능력은 훈련으로 얼마든지 향상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경청의 5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마음 열기(openness)다. 둘째, 수용(receptivity)이다. 셋째, 침묵(pause)이다. 넷째, 긍정적 질문(question)이다. 다섯째, 존경심(respect)이다. 긍정적 수용과 공감이 매 말라 있는 이 세상은 따뜻한 경청의 마음을 가진 예수님 같은 리더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온누리 교회 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