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 English / 선(禪)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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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ear said, “Merry Christmas!”
Old Year said, “Happy New Year!”
Christ said, “God-Nature is everywhere.”
Majo said, “Everything has Buddha-Nature.”
새해가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묵은해가 말했다.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예수가 말했다. “신성(神性)은 온 누리에.”
마조가 말했다. “만물이 모두 불성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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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천재 도올이 감탄했다는 숭산의 영어입니다.
‘몇 개 안 되는’[?] 영어단어로 거침없이 그리고 유창하게
영어법문을 전하는 숭산. 영어 열병을 치르는 대한민국
영어학도들이 꼭 본 받을만한 Zen English의 전형입니다.
무엇보다도, ‘할 말’이 있어야 영어가 됩니다.
이곳 미국에서 사는 우리 동포들, 영어의 필요성이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기에 날마다 영어를 갈고 닦습니다.
당장 하루하루 시급한 영어가 아니면 ‘말하는 영어’는 참
어렵습니다. 영어권 사람들에게도 그리 쉽지 않은
시사주간지를 제법 읽는다는 한국 사람들, 왠지 ‘말 영어’는
늘 어눌하고 어색합니다. 당연합니다. ‘꼭 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How to Speak’는 ‘What to Speak ABOUT’의 도구입니다.
말할 건더기가 있어야 ‘어떻게[how]’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데, 어떻게 말하는가를 열심히
공부하는 건, 부엌일 하지도 않을 사람이 열심히 칼질을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꼭 말해야 할 필요가 절실하면
어떻게 말하는가는 조만간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물론, 실수도 많이 하겠지요.
하지만, 자질구레한 여러 모양의 실수들은
‘꼭 전하겠다는’ 열망에 비하면 너무나도 약소한
희생일 뿐입니다. ‘연말연시 영어’로 시작된
숭산 스님의 영시 “1978”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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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th Patriarch said,
“Originally there is nothing!”
Bible said,
“Be still; know that I AM God.”
Still is God; Nothing is Buddha.
Still is nothing.
Is God Buddha? NO! NO!
No stillness. No nothing.
No God. No Buddha …… Then What?
육조가 말했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다.]
성경말씀이 있다.
“고요히 있음에 내가 하나님임을 알라.”
고요함이 하나님이요, 무(無)가 부처다.
고요함[寂滅/적멸]은 무(無)다.
하나님이 부처인가? 아니다! 아니고말고!
하나님도 부처도 아니면 …… 그럼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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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새해를 맞는 심경을 Zen English로 푸는 숭산.
“메리 크리스마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렇게
새해와 묵은해가 서로 주고받는 선문답으로 시작된 시.
이제, 육조 혜능과 성경의 핵심을 한 마디로 갈파 한 후,
곧바로 선[Zen]의 정곡을 찌릅니다. “Then, What?”
말해버리면 이미 답을 놓치고 마는 Zen Koan [코안]을
흔히 화두(話頭)라 하지요. 공안(公安)이란 다같이 함께
궁구하는 문제란 뜻입니다. 선가(禪家)엔 약 1,700개의 잘
알려진 공안이 있답니다. 참구하는 선객의 근기에 맞춰
제각기 하나씩 화두를 틀게 됩니다. 지금, 숭산께서
“1978”이란 시에서 선사하는 또 하나의 공안은 바로
“Then, What?”입니다. “그럼 뭔가?”
그리고, 화두 말미에 이렇게 경고합니다.
답을 안다면 나무 몽둥이로 삼십 방을 맞을 것이요.
답을 모른다면 나무 몽둥이로 삼십 방을 맞을 것이다.
자, 그럼 답은 뭔고?
“Then, What?”
“이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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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ce Snake eats the Sun.
The Kapok Horse crushes the Earth.
Christ around, around, around 1978 times.
Buddha around, around, around 2522 times.
The east window is bright;
The picture on the west wall is clear.
얼음 뱀이 태양을 먹는다.
솜 나무 말이 지구를 짓밟는다.
예수는 1978번 되돌아온다.
부처는 2522번 되돌아온다.
동창이 밝아오니,
서쪽 벽의 그림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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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n, What?”이란 화두를 내어 놓으신 숭산, 이제
“1978”이란 선시(禪詩)를 마무리 하심에, Zen English로
화두의 힌트를 암시합니다. 얼음 뱀이 나오고, 솜 나무로
된 말이 나오고, 예수와 부처의 ‘늘 여기 계심’이 암시되고,
동창과 서벽이 그려집니다.
그래도 답은 모릅니다.
서쪽 벽화가 답은 아닙니다. 모두 힌트일 뿐입니다.
그리고, ‘답 아닌 답’이라면 ”오직 모를 뿐!”
숭산 조사의 Zen English 표현대로라면,
“KATZ!”입니다.
거의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는 숭산의 Zen English.
다소 ‘깨진 영어’이긴 하지만, 그 내용이 ‘깨친 영어’이기에
진한 감동을 줍니다. 꼭 영어로 말하기가 필요하다면,
‘말 영어’가 절실하다면, ‘어떻게?’는 저절로 해결됨을
숭산의 Zen English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기본만
충실하다면, 영어로 말하기, 절대 겁먹을 일이 아닙니다.
꼭 전할 말이 있으세요? 그런데, 약간 겁도 난다고요?
Feel the fear, and do it ANYWAY!
Do It Anyway, 숭산 스님처럼!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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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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