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으로 사무실로 … 점심부터 저녁까지
▶ “한국음식 배달해 드립니다”
영업개시 11일만에 11개 식당 회원가입
#1) 집에 손님들이 왔다. 얘기꽃을 피우다보니 식사시간이 다가온다. 무엇을 대접할까. 마땅히 준비된 게 없어 고민이다. 손님들 놔두고 장보러 나가기도 뭐하고 그런다 한들 거기에 걸리는 시간이 여간 아니고, 달아오른 얘기를 끊고 우르르 외식하러 나가자니 그 자체가 번거로운데다 개스비니 교통난이니 주차난은 감수한다 쳐도 몇잔 주고받은 술 때문에 감히 운전할 엄두조차 낼 수 없고….
#2) 몇이서 일에 파묻히다보니 깜박 저녁시간이 지났다. 밤은 깊어가고 배는 점점 출출해진다. 초겨울 날씨가 그래선지 연말연시 분위기가 그래선지 보글보글 얼큰한 한국음식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러나 밥 한끼 때우자고 밀린 프로젝트를 접어놓자니, 게다가 먹는 시간 고작 20분안팎인데 세수하랴 운전하랴 기다리랴 덤으로 흩어지는 시간이 적게 잡아도 두어시간이니….
이같은 사람들의 ‘밥고민’을 덜어줄 도우미 업체가 생겼다. 베이지역 한국음식 전문배달 서비스를 모토로 내건 ‘베이배달’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선후배이자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 이웃사촌인 30대 초반 최익현씨와 남현욱씨가 공동대표를 맡아 이달초 첫선을 보인 베이배달은 영업개시 11일만인 9일 현재 11개 한식당(그중 1개는 한국식 중국음식점)을 회원업소로 가입시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7개(서울가든, 장수갈비, 원미식당, 흥부네, 아리랑, 토향, 옛날짜장), 오클랜드에서 4개(수라, 전골하우스, 서울곰탕, 평창순두부) 업소다.
지난 4일 첫 광고를 내고 7일부터 영업을 시작한데다 한국음식 배달업 자체가 북가주 한인사회에서는 처음인 점에 비춰 꽤 빠른 속도다. 그러나 이는 전초전에 불과하다고 한다. 가입얘기가 오가고 있는 곳, 제3자로부터 소개를 받아놓고도 일손이 달려 미처 가보지 못한 곳을 합치면 가입업소는 훨씬 늘어나리란 설명이다. 게다가 엘카미노가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한식당 밀집지역의 경우 배달요원 네트웍 등 시스템을 보다 튼실하게 갖춘 뒤 영업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인데도 몇몇 업소들이 가입키로 했다며 패기만만 두 젊은 사장은 한층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학교에서 밤 늦게까지 공부할 때 밥 먹으러 나갔다 오기 귀찮아서 굶기도 했는데 그때 다른 사람들이랑 (음식을) 배달해주면 좋겠다, 피자배달도 되고 스시배달도 되는데 왜 한국음식은 안될까, 그런저런 말을 나누곤 했어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서너달 준비해 시작했는데 초기지만 (손님들) 반응이 괜찮은 것 같아요. 신기해하시는 분들이 있으시고, 꾸준히 시키는 유학생 단골도 생겼고요.”(최익현)
“월요일(14일) 오후에는 오클랜드에 사시는 분이 전화로 장수갈비의 돼지불고기 해물순두부 등 저녁식사 3인분을 샌프란시스코 어느 아파트 몇호실로 저녁 7시까지 갖다달라고 주문하셨는데 7시3분에 말씀하신 그곳까지 배달해 드렸지요.”(남현욱)
한인뿐 아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중국계와 베트남계 손님들의 주문이 더러 있다. 최 사장은 “대장금 등 한류드라마의 영향일 것”이라며 “요새 한국음식 세계화다 뭐다 하는데 바로 이런 게 (타커뮤니티에) 한국음식을 직접 알리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베이배달을 통한 주문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전화나 온라인으로 베이배달 가입업소의 메뉴와 분량, 배달희망시간을 알려주면 그만이다. 주문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받는데, 배달거리나 주문메뉴에 따라 다소 시간차가 있지만 대략 1시간 이전에 주문하면 집앞이나 일터는 물론 공원 등 기타 지정장소로 거의 오차없이 배달된다. 배달거리 때문에 도시내 배달이 원칙이지만 오클랜드권에는 버클리 알라메다 에머리빌 등지까지 포함돼 있다. 최소 음식주문 가격은 20달러다. 온라인주문 10번 이용시 음식값의 10% 할인쿠폰 제공 등 특전도 있다.
베이배달은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베이지역 전체 배달 네트웍이 정상 가동되면 장보기 대행 등 서비스영역을 더욱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베이배달 가입을 원하는 업소나 배달요원 근무희망자는 전화(415-748-4474)나 온라인(www.baydelivery.us)을 이용해 문의하면 된다. 배달주문 역시 마찬가지다.
<정태수 기자>
베이배달의 성공을 확신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최익현(좌), 남현욱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