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소용역업체의 광고를 믿고 찾아가 투자했다가 약속이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곤란을 겪고 있는 한인동포들의 피해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청소용역 피해자 대책위’가 결성되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안미애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15일 저녁 서라벌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동포사회에 청소용역 피해 사례가 예상 외로 광범위하다는 인식 아래 더 이상 동포 피해자들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청소용역회사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 및 사회적 대응을 효과적으로 하기위해 ‘피해자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안미애씨를 대표로 선임했다.안미애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문을 구한 뒤 “억울한 것도 억울한 것이지만 그동안 피해를 입은 분들이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지 않았기 때문에 동포사회에 계속적인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다”며 “나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게 하기위해 이번 문제에 끝까지 대응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미국 청소용역업체는 작은 돈을 투자하여 안정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광고를 한인지역신문에 게재, 한인동포들을 끌어들여 수천-수만 달러를 투자금으로 받은 후 처음 약속과는 달리 최대한 시간을 미루며 일거리를 주는 수법으로 많은 동포들이 피해를 입었거나 입고 있는 상황이다.현재 이들에게 물려있는 한인들은 일단 계약금조로 낸 투자금을 떼이지 않기 위해서 처음 계약
과는 달리 거리가 멀거나, 청소시간이 훨씬 더 걸리거나,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도 청소를 계속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6월 신문광고를 보고 가 2만달러의 계약금을 건 안미애씨의 경우 4개월 만에 1,300 달러짜리 청소 일거리를 받았으나 장소가 두 곳인데다가 각각 집에서 1시간-1시간 30분 거리에 있어 일을 해도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형편이다.안씨는 청소대금으로 받는 1,300 달러에서 세금을 제하고 또 세금을 제한 나머지 금액의 30%를 용역회사에서 가져가기 때문에 1,000 달러도 손에 못 가져오는 실정이다. 거기다 개스비, 톨비까지 치면 거의 수입이 없는 상태이다.
안모씨는 “그나마 이 일을 먼저 그만 두겠다 그러면 계약위반으로 투자금을 한 푼도 못 건지게 돼 울며 겨자 먹기로 다니고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안씨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한인사회에 호소하자 안씨에게 같은 피해사례를 알려온 동포들만 하루에 10통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일은 한인동포 다수를 겨냥해 몇만 달러씩의 투자금만 받은 후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일방적 계약서에 사인시킨 후 법에 걸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대형 청소용역업체는 처음 계약 시 영어로 된 수 십 페이지의 계약서를 내밀어 영어가 미숙한 이민자들의 약점을 이용하는 점, 한정된 어카운트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하고 투자 유치 명목으로 투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는 점, 제한된 어카운트를 돌려막기 식으로 동포투자자들에게 배분하다가 결국은 청소를 잘 못한다는 식의 핑계를 대거나 열약한 작업환경을 제공해 제풀에 떨어지게 해 투자금만 뽑아먹는 점 등의 공통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와 똑같은 일이 2001년에도 발생해 동포사회의 큰 이슈가 됐고 당시도 피해자가 30명이나 돼 집단소송까지 가는 움직임을 보였었다. 그러나 생계에 바쁜 동포들이 집단적 법적 소송까지 가기에는 애로가 있어 결국 큰 피해만 남긴 채 끝이 났었다. 그러나 투자계약서와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소송을 검토하는 한인 동포변호사는 일단 소송자가 많아질수록 한 명의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구조적인 시스템에 의해 일이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현재 이 청소용역업체에 똑같은 피해를 본 폴랜드계 이민자들도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져 이번 한인대책위가 공동대응 등을 통해 문제를 이슈화할 경우 승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미애 대표는 “이 문제는 많은 한인동포들이 연루된 집단피해인 만큼 개인대응보다는 공식기관인 한인회 등 한인단체들이 나서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지원을 호소했다.대책위는 앞으로 피해사례 수집, 공동피해자 파악, 한인언론 및 미 주류언론에 알리기, 법적대응 등의 대응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사한 피해 사례가 있거나 현재 겪고 있는 동포는 215-635-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