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수지 오 칼럼 - 겨울방학은독서로

2009-12-14 (월)
크게 작게
‘읽고, 쓰고, 생각’ 3박자
균형 이뤄야 좋은 독서법

2009년 12월6일 New York Times 북 리뷰(Book Review) 섹션에서는 ‘Holiday Books’라는 커버로 어린이들을 비롯한 모든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9년의 주목할 만한 책들(100 Notable Books of 2009)을 소설과 시(Fiction & Poetry) 부문과 어린이들을 위한 책들(Children’s Boos)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독서를 즐기면 자신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자신의 세계를 더 확대시키게 됩니다. 전문분야를 막론하고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은 대화도 풍부하고 글도 잘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 능동적(active)이고 공동 협력적(collaborative)으로 토론하며 느낀 바를 글로 쓰는 과정은 곧 읽기, 쓰기, 생각하기(reading, writing and thinking)가 삼위일체를 이루게 합니다.

이는 곧 남의 생각을 잘 듣고 고려하는 능력, 반대의견을 가진 상대방의 장점도 찾을 수 있는 능력, 새로운 증거와 타인의 의견을 들음으로써 자신의 의견도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아는 능력, 그리고 열린 토론이나 깊이 있는 대화로 여러 다양한 의견을 포용할 수 있는 능력 계발로 이어지기 때문에, 창의력과 사고력을 높이는데 현저한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의 독서가가 내일의 지도자(Today’s reader makes tomorrow’s leader.)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어른들이 정신적 충족을 위해 독서를 하듯이 학생들도 똑같은 이유로 독서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독서를 많이 하면 글도 잘 쓰고 생각도 잘하게 됩니다. 학생들에게 무슨 책을 몇 권 읽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들이 독서를 좋아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학생들이 책을 읽을 때 자신의 경험이나 현실과 연관(connection)을 짓도록 하고 호기심(curiosity)을 유발시키면 그들은 자연히 그 책의 내용에 몰입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다른 관점(perspectives)에서, 예컨대 역사가(historians)나 작가(writers)의 입장이 되어 읽은 내용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기자가 된 것처럼 읽고 써보는(read and write like a reporter) 일을 강조합니다.

곧 다가올 2~3주간의 짧은 겨울방학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입니다.

또한 자녀가 독서에 취미를 붙이고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골고루 읽는 기회를 갖기에 좋은 때이기도 합니다. “제 때에 맞는 책을 읽으면 평생 독서하는 습관의 불을 켤 수 있다.”(The right book at the right time ignites a lifelong habit.)는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과 바늘처럼 떼어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가 책읽기와 글쓰기여서 이 두 가지는 서로 분리할 수가 없습니다. 글쓰기는 종이 위에서 생각하는 일입니다.(Writing is thinking on paper.) 글을 잘 쓰려면 잘 생각해야 합니다.(The heart of good writing is good thinking.)

새뮤엘 존슨(Samuel Johnson)은 “노력없이 쓴 글은 읽어도 재미가 없다.”(What is written without effort is read without pleasure.)라고 했습니다. 읽고, 생각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즉 노력을 많이 해야 좋은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생각을 서로 나누고 토론하고 교환하고, 우리의 경험과 언어를 세련되게 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느낍니다. (Humans make meaning through sharing, discussing, exchanging, and refining experience and language.)


혼자 책을 읽는것 보다 몇몇 학생들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같은 책을 읽고 서로 읽은 내용에 대해 토론하고 분석하고 저자의 의도를 함께 논의하고 같이 글을 써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Great Books Foundation의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책을 읽은 뒤 여럿이 토론하며 왜 그러한 생각을 하는지 책 내용에서 증거를 대는, 공개 질의(shared inquiry) 및 토론과 설명 활동(discussion and interpretive activity)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책을 읽고 토론할 때 더욱 주의 깊게 듣도록(more attentive listener), 보다 능동적으로 읽도록(more active reader), 보다 더 생각을 잘 하도록(better thinker), 그리고 더욱 깊은 이해(deeper under-standing)를 하도록 유도합니다.

학생들에게 독서 후 질문할 때도 다음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로 설명을 요하는 질문들(interpretive questions)과 수준 높은 사고력을 개발시킬 수 있는 질문들을 해야 합니다.

1. 등장인물이 당면했던 문제를 설명해보라. 그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었지? (Explain a problem that one of the characters had. How was it solved?)

2. 이 이야기의 전환점은 무엇인가? 왜인가? 네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이지? (What was the turning point of the story? Why? What makes you say so?)

3. 그 점은 책 내용 어디에서 발견하게 되느냐? (Where in the story do you see that?)

4.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Why do you think so?)

미국은 긴 여름방학이 있는 여름을 독서의 계절로 서머 리딩을 강조하고, 한국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겨울도 역시 독서하기 좋은 때라고 저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조용한 음악과 따뜻한 차(tea)를 겸비한 독서야말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훌륭한 액티비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은 책방들 중에는 바닷가에 위치한 The Novel Cafe입니다.

이곳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서 그곳에 있는 책들, 혹은 자신이 가져온 책을 읽거나, 또는 컴퓨터를 쓰거나 하며 커피나 간단한 샌드위치 등을 즐길 수 있는 카페입니다. 대형 서점들인 Barnes & Noble 이나 Borders에 들리면 저는 주말에 반나절이나 온 종일 있어도 지겹지 않습니다. 책의 세계에 빠져 지내는 시간이나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항상 즐거운 일입니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