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가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별로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고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은 일인 것 같습니다. 특히 파산을 고려하시는 분들 중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마음까지 지치고 약해지신 분들은 더더욱 파산신청 후 법원에 가야 하는지 궁금해 하십니다.
이러한 질문을 하는 분들이 상상하는 장면은 아마도 검은 법복을 입은 근엄한 표정의 판사가 높은 단상에 앉아 있고 trustee나 creditor가 한 쪽에 그리고 파산신청자가 다른 한 쪽에 서서 서로의 주장을 펼치는 장면 또는 파산신청자가 마치 죄인처럼 판사 앞에 서서 자신에게 선처를 베풀어 줄 것을 호소하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위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아니오’가 될 것입니다.
파산신청 후 파산신청자가 파산법정에 서거나 담당 판사를 만나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간혹 trustee나 creditor가 objection을 한다든가 해서 case가 다소 복잡하게 진행될 때는 파산법원 판사 앞에서 trustee나 creditor와 법적 논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대부분 변호사만 참석하고 파산신청자가 직접 법정에 서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파산신청 후 파산법원에 가야 하는지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파산신청 후 파산법정에 가지 않고 담당 판사를 만나지 않는다는 말이 파산신청을 위해서는 파산신청서만 제출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파산법은 채무자가 파산신청을 하면 그 채무자의 채권자들이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서한 채무자에게 궁금한 사항을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데, 이를 위하여 채무자는 파산신청 후 직접 creditor meeting에 참석해야 합니다(물론, 변호사도 같이 갑니다).
그런데, creditor meeting은 U.S. Trustee Office에서 열리며, U.S. Trustee Office는 파산법원 건물 안이나 파산법원 옆 건물에 위치하고 있어서 마치 파산법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주변에서 파산신청 후 법원에 다녀왔다는 말을 듣게 되면, creditor meeting에 참석하러U.S. Trustee Office에 갔었다는 말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한편, creditor meeting에 실제로 채권자가 오는 경우는 드문데, 그 이유는 Bank of America나 Wells Fargo Bank 같은 곳에서 하루에도 수천 건씩 열리는 creditor meeting에 모두 참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그 사건 담당 trustee, 파산신청자, 변호사만이 creditor meeting에 참석하며, 이런 이유로 creditor meeting을 trustee meeting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creditor meeting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규정하는 파산법 조항이 파산법 제341조여서 파산법원 판사, 파산법 변호사 등은 서로 이야기할 때 341 meeting이라고 부릅니다.
Creditor meeting(trustee meeting, 341 meeting)은 보통 파산신청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약 30일 후에 열리며(이 기간은 법원에 계류중인 사건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chapter 13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늦게 열립니다), 이 meeting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대부분 discharge order 및 case close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인 안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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