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지원서를 준비하다 보면 지난 학기 성적이 갑자기 떨어졌거나, 어느 특정 과목의 점수가 나쁜 것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입학사정에서 학교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러 과정 중 가장 먼저인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자신은 생각하지만, 이를 어떻게 입학사정관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담당교사가 싫어서” 등 어설픈 이유 들면 곤란
심각한 부상 가정불화 합당한 사유는 참작 가능
■ 이런 것은 피하자
하루에 수많은 지원서를 살펴봐야 하는 사정관들에게는 개인의 사정을 들을 여유가 없다. 더욱이 어설픈 이유나, 믿어 달라고 애걸하는 식의 해명은 더욱 듣기 싫어하고, 참고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
성적과 관련해 해명을 하고 싶은 지원자들이 반드시 피해야 하는 사안들은 다음과 같다.
1. 전체 성적은 좋은데 특정 과목이 나쁠 때
다른 과목들은 모두 A를 기록했는데, 과학이 B라고 가정할 때, 그대로 놔두는 것이 현명하다. B를 맞은 것을 놓고 이런 저런 해명과 설명을 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사정관들은 이 학생이 성적에만 매달리는 속 좁은 학생으로 비쳐질 수 있다.
2. 대인관계로 인한 경우
물론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일로 학업에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이런 문제로 성적에 악영향을 받았으면, 대학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무의미한 핑계로 받아들여져 스스로 입학 문을 좁히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3. 담당 교사가 싫었다
정말 조심해야 하는 얘기이고, 반드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소리는 자신은 잘못이 없고, 결국 다름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크다.
4. 교사가 불공평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삼가도록 해야 한다. 3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인식된다.
■ 합당한 경우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본의 아닌 상황과 현실로 인해 학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입학 사정관들도 잘 알고 있다. 이런 내용은 평가에서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
1. 심각한 부상이나 질병
갑자기 찾아온 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면, 당연히 학교수업에 충실하게 임할 수 없고,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단순히 심한 독감이나 팔이 부러졌다는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
2.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갑자기 부모 중 한 분이 세상을 떠나면 한창 민감한 나이에 받는 충격은 말할 수 없이 크다. 당연히 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얘기이다. 하지만 직계가 아닌 친인척을 내세우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가정의 불화
부모가 갈라섰거나, 심각한 대립이 있었다면 어린 고등학생이 자기 공부에 열중하기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다. 가정환경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입학사정관들은 잘 알고 있다.
4. 학기 중 전학
여러 가지 이유로 다니던 학교를 그만 두고 다른 지역의 학교로 옮겼다면 학생에게는 새로운 환경의 적응이란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고, 학업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 어떻게 처리하나
가장 좋은 방법은 재학 중인 학교의 담당 카운슬러를 통하는 것이다. 가장 신뢰가 있고, 지원자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지원서의 보충 란에 간단, 명료하게 이유를 밝힐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이를 에세이를 통해 설명하려고 한다든지, 다른 칸에 쓰면서 너무 장황하게 해명하려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학교 성적이 나쁜 이유를 교사에게 돌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카운슬러를 통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