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대학가 ‘별난 규정들’
2009-10-17 (토)
최근 미 대학가에 별난 규정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매사추세츠 터프츠 대학은 이달 초 룸메이트가 있는 기숙사 안에서 학생들의 성관계를 전면 금지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그간 룸메이트가 있든 없든 아랑곳없이 기숙사 방에서 성관계를 즐기는 학생들에 관한 불평신고가 쌓이자 급기야 대학이 조치를 취한 것이다. 대다수 대학들이 룸메이트에 대한 기본예절을 지킬 것을 강조하는 간접적인 방식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터프츠 대학은 직설적인 표현을 마다 않고 확실한 금지 규정을 발표한 것도 새롭다.
그런가하면 뉴저지 프린스턴대학은 내년 가을부터 남녀 동거형 학부생 기숙사를 시범 운영키로 했다. 이미 대학원에 지난해 선보인 시범실시에 이은 확대 조치로 아파트 스타일의 기숙사에서 과거 동성끼리만 살게 했던 규정을 남녀의 성 구분 없이 룸메이트를 들일 수 있게 한 것이다. 대학은 동성 룸메이트만 허용하는 규정이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또는 트렌스젠더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해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남녀 동거형 기숙사를 허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에는 하버드, 스탠포드, 브라운, 유펜 등이 남녀 룸메이트를 허용하고 있고 웨슬리안 대학과 오벌린 칼리지, 메릴랜드대학, 아메리칸 대학 등도 남녀가 함께 아파트 기숙사를 사용할 수 있다. 한동안 대학마다 기숙사내 흡연 금지 조치에 이어 캠퍼스 전체로 금연을 확대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을 생각한 조치로 이해할 수 있는 반면, 최근 발표 규정들은 사생활이나 개인적 성향에 관련된 항목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조지아에 있는 남학생 대학인 모어하우스 칼리지도 최근 11가지의 적정 옷차림 규정을 e-메일과 웹사이트로 발표하고 헐렁한 바지나 여성스러운 의상, 모자 등의 착용을 모두 금지시켰다. 최근 뉴햄프셔 대학은 기숙사 창문에 성조기를 단 신입생과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시정조치를 명령받은 해당 학생은 규정상 기숙사에 성조기를 달 수 없다는 학교 규정을 철폐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이외 메릴랜드대학은 학생들의 포르노 필름 상영을 금지하는 조치를 준비 중이며 12월1일 주 의회 최종 표결을 앞두고 학생들의 반발 움직임도 거세게 일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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