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착하기만 한 초등학생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는 연락을 받으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다. 또 “혹 내 아이가 문제아는 아닌지, 아니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생길 수 있다. 도대체 학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들은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실제로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해야 할까.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싸움·학교 물건 절도·흉기 소지·신체 터치 등 징계 대상
주의·정학·퇴학 등 처벌기록 타주로 이사가도 따라다녀
교장→교육감→교육위→주 교육부 순 이의 제기할수 있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자녀의 학교생활을 소상히 알 수 없다. 충분한 대화와 점검을 통해 자녀가 올바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자주 벌어지는 일들

가장 흔한 것이 또래 아이들과 싸우는 것이다.

여기에는 말로 하는 것도 있고, 실제로 신체적인 접촉이 있는 것도 있다.

그런데 단순한 말싸움이라도 심각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상황이 있는데, 다름 아닌 상대방의 인종, 종교 등을 비하하거나, 이를 이용해 심한 욕을 하는 것이다. 또 신체적인 접촉 역시 단순히 상대방을 미는 것과, 주먹질 등 완력을 행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학교에서 자주 발생하는 학생들 간의 문제로는 개인 또는 학교 기물에 관한 것도 있다.

옆 학생의 연필이나 책 등을 상대 학생의 동의 없이 가져갔다면 역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반드시 물어본 뒤 손을 대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기물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학교 기물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학교에 흉기를 가지고 오는 것은 당연히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따금 부모와 낚시를 갔다가 낚시용 칼 등이 백팩에 들어 있는지 모르고 등교했다가 교사에 의해 발견돼 곤란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 일반적인 손톱깎이에 들어있는 칼은 물론, 장난감도 학교에 가져오지 않도록 반드시 학부모가 미리 살펴봐야 한다.

이와 함께 장난이 심한 일부 학생들은 상대방의 은밀한 부분에 손을 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말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 징계 절차는

사안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칙에 의거한다.

초등학교에서는 심각한 일이 아니라면 교사가 우선 학생에게 주의를 주거나,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알려준다.

하지만 학생이 저지른 사고가 단순한 주위 차원으로 마무리될 없을 정도로 크다면, 경우에 따라 정학이나 심지어 퇴학도 가능하다.

학생에 대한 처벌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욱 엄격해 진다.

초등학교에서는 주의 정도로 끝날 수 있는 일도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에서는 훨씬 엄한 처벌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단호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부모의 권리

캘리포니아 주법은 자녀문제에 대해 부모들에게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제공하고 있다.

자녀와 관련된 일에 쉽게 흥분할 것이 아니라 냉정하고 차분하게 상황을 파악한 뒤, 순서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일부 한인 학부모들은 ‘인종차별’이란 주장을 자주 내세우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자녀가 학교에서 사고를 저질러 주의나 징계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선 교장에서 편지로 이의를 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 학부모가 직접 편지를 보내야 하며, 주변 사람들이 보낼 수 없다.

보통 웬만한 일들은 학교 교장 선에서 해결되지만, 자신의 이의 제기가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교육감, 교육위원회, 카운티 교육위원회, 주 교육부 순으로 옮겨가게 된다.

이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학교에서 제공하는 ‘핸드북’을 반드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는 학교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어, 자녀 문제 뿐 아니라 학업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학교는 항상 기록을 남긴다

학교에서 학생에 대한 처벌을 결정할 때 반드시 살펴보는 것이 해당 학생의 과거 기록이다.

학교는 학생의 생활기록을 항상 작성하고 보관하며, 이를 요청하는 공식 기관에 제공하기도 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대형 사고를 쳤을 경우 다른 학교, 또는 다른 주의 학교로 옮기면 모든 것이 숨겨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오판이다.

자녀가 다른 학교로 갔을 경우, 그 학교에서는 이 학생이 재학했던 학교에 생활기록을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아무리 먼 곳으로 옮겨도 기록은 항상 따라다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여기서 한 가지 부모들이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법은 학부모의 이의 제기 권리를 분명하게 부여하고 있지만, 학부모가 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의 전말을 냉정하고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이의제기를 강행할 경우, 오히려 자승자박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 유의해야 한다.

즉 학교에서 처벌을 결정할 때 그 동안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기 마련으로, 이의 제기가 상급부서로 올랐을 때, 이 기록으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강제 카운슬링을 받을 것을 지시하기도 한다.

<황성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