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이나 여름이 되면 대학 진학 결과에 실망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전화가 우리 사무실에 물밀듯 쏟아진다. 제일 선호한 대학에 불합격한 그들은 자신들이 썩 원하지 않는 수준이 좀 낮은 나머지 대학들 중에서 한 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달갑지 않은 작업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 이처럼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 겪게 되는 힘든 상황은 대부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지나친 야망과 욕심이 빚은 결과라는 것이 필자가 많은 상담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그들은 오늘날 엄청나게 치열해진 입학 경쟁 현실에 대해 전혀 감이 없었다. 똑똑하고 성취도가 뛰어난 수험생들이 수없이 널린 상태에서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며 합격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자신들을 과대평가하면서 다른 경쟁자들은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망한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사정을 듣다 보면 많은 경우에 이들이 진학을 위한 가이드나, 도움을 너무 늦게 받으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들이 필자에게 전화를 한 때는 5월이나 6월쯤인데 이때는 이미 결과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무엇을 해 보기에는 너무 늦었다. 나중에 이들이 대학에 제출한 입학전형 서류들을 검토해 보고 필자는 당황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에세이 주제는 별로 호소력이 없거나 잘못 정한 경우, 맞지 않는 학교에 조기지원을 하는 잘못된 전략을 선택한 경우, 적절하지 않는 전공을 선택한 경우 자신과 별로 관계도 없는 선생님께 추천서를 부탁한 경우, 과외활동 리스트를 효과적으로 작성하지 않은 경우 등.
필자가 이미 여러 차례 강조한대로 대학지원에 있어서는 ‘프리젠테이션이 전부다’. 즉 지원서류를 통한 자신의 선전 전략이 자신을 기억에 남을 만큼 뛰어난 후보자로 드러내어 합격 여부를 판가름 짓는다.
이런 실수로 꿈을 이루지 못한 학생들에게 남아 있는 옵션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학으로 편입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단 이번에는 일찍, 올바른 전략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 편입은 요즈음 아시아계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 점차로 호응을 얻고 있는 옵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입절차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 모르고 있다.
편입정책은 각 대학마다 천차만별이다.
UCLA나 미시간대학 같은 주립대학들은 컬럼비아나 브라운과 같은 사립대학보다 편입생을 훨씬 많이 모집한다. 그에 비해 프린스턴은 편입생 제도 자체가 없다.
규모가 큰 사립대학인 NYU나 USC는 규모가 작고, 교양과목 위주의 대학인 앰허스트(Amherst)나 윌리엄스(Williams)보다는 편입생 규모가 매우 크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편입하기에는 아이비리그 대학 보다는 공립이나 주립 대학이 훨씬 쉽다.
대부분의 미국 4년제 대학들은 대학 2학년이나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편입생을 모집한다. 따라서 편입을 생각하는 학생들은 1학년 혹은 2학년 중간에 다음 학년을 위한 편입생 지원을 할 수 있다. 편입신청 마감은 대부분 매년 2월 혹은 3월인데, 신입생 정시 지원 접수가 끝나는 1월 1일에 뒤이어 이루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사실은 편입생으로 합격하기가 신입생으로 합격하기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 내 상위 20개 사립대학의 경우가 그러하다.
명문대학의 경우, 정시 지원을 통한 신입생들의 합격률이 보통 7~ 32%인 반면, 편입생 자리는 매년 자퇴나 휴학으로 인해 발생하는 몇 안 되는 결원을 보충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버드나 예일 같은 학교는 매년 300명 이상이 편입을 지원하지만, 단지 5~10명만이 받아 들여진다.
대학진학에 실망한 학생들에게 편입은 제2의 기회이긴 하지만 쉬운 길은 아니다. 통계가 보여 주듯이 편입생이 되는 것은 신입생이 되는 것보다 어렵다. 따라서 고등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신입생으로 합격할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일찍 전략을 짜서 최적의 지원서를 준비해야 한다.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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