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화경쟁력’ 은 개인에게도 필요하다

2009-10-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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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셔스 샌드위치
유병률

iPod과 iPhone을 모르는 사람이 아직 있을까. 애플이 만들면 전 세계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문화상품이 되고, 다른 회사가 만들면 전자제품인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과 기능 대신 문화와 스타일을 소비하는 고객의 마인드를 읽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아니었다면 iPoD은 탄생하지 않았겠지만, 빌 게이츠가 아니어도 윈도우즈는 나왔을 거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우리가 상품의 제국이 아닌 문화의 제국에 살고 있는데 과연 우리는 이 거대한 문화제국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문화제국의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언어와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중국에게 쫓기고 일본은 따라잡기 힘든 샌드위치 한국, 그 속에 짓눌린 샌드위치 세대들이 탈출구를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 ‘서른살 경제학’의 저자 유병률 기자는 지난 1년 동안 뉴욕의 비즈니스와 문화 현장 속에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구했다. 구글 뉴욕지사에서 첼시 갤러리 창고까지, 월스트리트에서 센트럴파크까지, 운동화 끈 조여매고 뉴욕을 샅샅이 뒤져 찾은 것이 바로 ‘컬처비즈의 성공 전략’이다.

국가경쟁력, 혹은 산업 경쟁력에서의 문화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고 개인 차원에서도 이 전략은 필요하다. 주말에 할인점 데려가는 아빠와 문화생활 함께하는 아빠, 이들 중 누가 아이들의 영감을 키워줄 수 있을까. 저자는 가장의 문화수준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하며, 가장들의 핑계에 대해서는 생활에 치이고 바빠서 문화를 챙길 수 없는 게 아니라 문화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생활은 찌들고 어깨는 구부정해진다고 일갈하고 있다.

또한 대학촌으로 가는 미국노인과, 산으로 가는 한국노인을 비교하면서 나이 들수록 문화현장에 가까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자식과 함께 공연 보고, 손자손녀에게 좋은 책 추천해줄 수 있다면 어느 누가 ‘노인네’ 취급하겠느냐고 반문하며, 문화는 재테크 이상으로 중요한 노후대비임을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경쟁력은 직업과 세대를 막론하고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생존 전략임을 일깨우고 있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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