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산맥의 꿈’ 멘도사 말벡
2009-09-30 (수)
포도재배 최적 무공해 지역
다양한 맛과 향 ‘말벡’ 유명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를 얘기할 때 항상 발목을 잡는 것은 내수시장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찍부터 수출시장을 개척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우리네 경제의 근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내수시장이 오히려 발전 가능성을 늦추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특히 지역적으로 고립된 나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아르헨티나의 와인은 칠레와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작되었고 특히 아르헨티나 와인생산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멘도사(mendoza) 지역은 그 역사가 1560년대 후반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와인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이르러서이다. 이렇게 아르헨티나 와인이 세계에 늦게 알려진 것은 내수가 갖는 엄청난 와인 소비가 일정의 몫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외에 눈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 50%가 이탈리아에 뿌리를 두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와인 생산은 이탈리아를 닮아 있다. 그것은 1970년대까지도 질보다는 양으로 와인이 생산되었기 때문이다. 이 나라 사람들이 연간 와인 소비량은 40리터에 달하는데 그러다 보니 내수에서 대부분의 와인이 소진되었고 해외시장을 겨냥한 와인은 컨셉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칠레가 내수가 없어 일찍부터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 것과는 달리 아르헨티나의 막강한 내수시장은 수출 길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고급 와인시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프리미엄 와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반면 1인당 와인 소비량은 급감했다. 칠레에 와인 투자 러시가 이루어지던 90년대에 아르헨티나에서도 같은 붐이 일어났다. 12억~13억달러 규모의 해외 자본이 투자되고 세계 최고의 와인 메이커들이 신기술을 무기로 들어오면서 아르헨티나 와인은 세게 5위 생산국으로 급성장했다.
안데스 산맥을 끼고 있다는 점에서 칠레 와인과 함께 아르헨티나 와인도 자연의 혜택을 톡톡히 입은 와인 산지로 볼 수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와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멘도사 지역은 무공해 청정지역으로 환경이 뛰어나기로도 유명하다. 포도밭들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서늘한, 포도재배의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안데스 산맥의 눈 녹은 물은 멘도사 강으로 흘러들고 포도밭들은 이 천연수를 마시고 자란다. 이곳은 오래도록 안데스 산맥에 가려진 고립무원의 지대였지만 이제는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으로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다. 거기에 와인은 필수다. 특히 포도축제가 성대하게 열리는 추수기인 3월에는 15만~20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각종 이벤트에 참여한다. 아르헨티나의 대표 품종은 말벡(Malbec)으로 이 레드와인은 붉은 앵두색에 자두맛, 건포도맛, 커피, 초컬릿, 바닐라, 바이올렛 꽃향을 지닌 와인이다.
아르헨티나 대표 품종은 말벡으로 오염되지 않은 안데스 산맥 기슭에서 생산된다.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와인 가이드’
(김기재 지음·넥서스 Book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