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습을 하는 것은 앞으로 배울 공부에 대해 미리 개요를 살펴보고, 가급적 빨리 이해하기 위함이다. 이는 당연히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보다 깊은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학 지원서 작성도 마찬가지이다. 12학년이 돼서야 대학 지원서를 처음 접한다면 낯설고,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그때서야 지원서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준비하려 한다면 시간에 쫓기고, 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 비록 지금 12학년 학생이 아니라도 대학 지원서를 읽어보자. 항목별로 빠뜨리지 않고 읽어 본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곧 대입지원 전략과도 직결된다. 아무 것도 아닌 일인 것 같지만, 대학 지원서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렇지 못한 학생들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는 자산이 된다.
학업방식·과외활등 등
대학서 선호하는 방향으로
미리 준비 유리한 고지
대학 지원서 작성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 왜 필요할까
많은 학부모들이 항상 고민하는 것이 현재 진행형인 자녀의 학업방식과 과외활동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즉 대학진학과 관련해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 지 스스로 혼란스러워 한다는 의미도 된다.
물론 지원서를 읽어봤다고 해서 입학이 보장되거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원하는 대학으로 입학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학생을 원하는지에 관한 방향을 잡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만한 시간투자 가치가 분명히 있다.
■ 지원서에 기록할 내용들
대학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인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통원서(common application)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돼 있다.
1. 개인정보(personal data)
2. 주소(address)
3. 향후 계획(future plan)
4. 가족상황(family)
5. 학력(academics)
6. 평가시험 성적(standardized tests)
7. 과외활동(activities)
8. 에세이(writing·150자 이내)
이 같은 공통원서 기재 외에 지원자들은 대학들이 개별적으로 요구하는 보충(supplement) 원서도 작성해야 한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우(2013년 졸업생 기준)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있다.
▲개인 신상 정보 ▲추천서 작성 교사 2명 명단 ▲개인 비밀번호(PIN) ▲관심 있는 전공분야 ▲자격증 프로그램 ▲여름방학에 관한 에세이 ▲개인 취향(취미) ▲에세이(500자)▲엔지니어링 지원자 지원동기 에세이(engineering essay)
■ 무엇을 살펴보나
가장 중요한 것이 학업성적 및 각종 평가고사 성적, 과외활동 란이다. 어떻게 구성돼 있고, 기재해야 하는 양이나 수가 얼마나 되는가를 보는 것이다.
공통원서 학업(academics)란을 보면 대학에서 수강한 과목에 대해 세 과목까지 기재할 수 있고, ACT 시험 성적 두 개, SAT I 성적 세 개, SAT II 성적 여섯 개, AP/IB 과목 및 시험성적 아홉 개, 아너 클래스 다섯 개 등이다.
이와 함께 과외활동 란 역시 중요한데, ▲고교 전체 활동기간 ▲활동시간 ▲활동시기(학기 또는 방학) ▲직위 ▲활동내용 설명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7개까지 작성할 수 있다.
특히 7개의 항목에서는 각 활동마다 대학 합격 때 지속적인 활동여부를 묻는데, 이는 사립대에서 지원자들이 합격 후 학교를 위한 다양한 역할과 참여를 묻는 것이어서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과외활동과는 별개로 파트타임 경험(work experience) 란도 있다. 이 역시 지원자들에게는 자신을 소개하는 중요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스쿨 폼(school form) 란에서는 교사 및 카운슬러 추천서, 12학년 1학기 성적 등을 요구하는데, 대학마다 카운슬러 추천서 또는 교사의 학생 평가서 등이 몇 개나 요구하는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이 밖에 사립대들이 추가로 요구하는 보충 지원서의 에세이 주제들을 살펴봐야 하는데, 프린스턴의 경우 여름방학 때 있었던 일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장문 에세이는 지원동기 등 네 가지 주제에서 하나를 골라 작성하되, 공통원서에 기재한 내용 이외의 것을 쓸 것을 명시하고 있다.
■ 어떻게 살펴볼까
아직 12학년이 아닌 학생들에게 지원할 대학을 지금 고르라고 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목표로 하는 대학들을 좁혀 나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명문 사립대 진학을 꿈꾼다면 일단 공통원서와 보충원서를 온라인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부모들도 함께 읽어봐야 하는 만큼, 지원서 양식을 다운받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편리하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는 공통원서와 프린스턴 대학의 양식일 뿐으로, 다른 대학들은 또 저마다 다른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목표로 삼은 대학들의 원서를 온라인과 실제 양식을 다운받아 무엇이, 얼마나 필요한지 잘 읽어보도록 한다. 그리고 목표 대학들의 차이점도 비교해 본다.
예를 들어 MIT 경우 수학경시대회 성적을 기재하는 칸이 있고, 예일대 역시 이 칸이 마련돼 있다.
결과적으로 지원서를 미리 탐독해 보는 것은 대학이 무엇을 통해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데 그 의미가 있는 셈이다.
■ 학교 성적표(transcript)를 한 번 살펴보자
학교성적은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지원자의 당락을 결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그런데 학생들 가운데는 대학에 전달되는 자신의 성적표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쉽게 얘기하면 SAT I과 II의 경우 내년 3월부터는 자신의 가장 좋은 점수만을 기재할 수 있는 ‘스코어 초이스’ 시스템이 시행된다는 것만을 생각하고, 이 제도를 인정하는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하려 했는데, 학교성적표에는 그동안 치른 모든 점수가 들어가 있다면, 자신이 가졌던 옵션은 전혀 무의미한 것이 돼 버린다.
때문에 10학년을 마쳤을 때, 그동안의 성적표를 요청해 GPA가 웨이티드인지 아니면 언웨이티드인지, 석차가 들어가는지, 어떤 평가시험 성적이 포함되는 지 등에 관해 한 번 살펴본다면 전략을 세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 대학 홈페이지도 들여다본다
각 대학 홈페이지에는 신입생 선발과 입학에 관한 많은 정보들이 들어있다.
지원서와 함께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정보들을 읽어본다면 생각보다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또 그래도 궁금한 사항들이 있으면 대학 관계자와 이메일 또는 전화로 문의하도록 한다.
■ 학생 기록표를 만들자
만약 자녀가 올해 고등학교 학생이 됐다면, 지금부터라도 기록표를 만들자. 그리고 중학교 때 있었던 경시대회 또는 자원봉사 활동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상을 받은 것이 있으면 날짜와 내용을 정리해 둔다.
기록표는 크게 두 가지 항목으로 나누면 된다.
하나는 학업과 관련된 것, 또 다른 하나는 과외활동이 될 수 있다.
학업은 주로 SAT와 같은 평가고사가 될 수 있는데, 응시한 시험과 날짜, 과목, 그리고 점수를 기록해 놓는다.
과외활동은 교내 및 교외 활동, 봉사활동, 운동, 음악 등이 될 수 있는데, ▲활동부문 ▲활동한 클럽이나 단체 ▲활동기간(처음 시작한 날짜에서 주 또는 일 년의 구체적인 활동시간 포함) ▲포지션 ▲수상경력을 순서대로 적어 놓는다.
약간 귀찮은 일 같지만, 대학 지원서 작성 때 훨씬 수월하고 정확하게 내용을 옮길 수 있고, 특히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지원한 대학과의 연결성을 이끌어 내는데도 도움이 된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자녀와 함께 대학 지원서를 자세히 읽어보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뉴욕타임스>
# 12학년 원서 작성‘팁’
1. 과외활동 란
가장 중요한 것이 성실한 자세로 작성에 임하는 것이다. 활동을 많이 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그동안 자신이 한 일들을 정리한 뒤 가장 중요하거나 강조하고 싶은 것을 맨 위에 올려놓도록 한다. 그리고 그에 관한 설명을 쓰는 칸에 압축적이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정리해 준다. 즉 주어진 칸은 최대한 채워주도록 한다.
2. 미리 미리 준비한다
원서를 제대로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확보해 놓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 가운데는 교사 및 카운슬러 추천서 등이 있다. 원서를 작성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이를 부탁한다면 다소 시간에 쫓길 수 있다. 지금 당장 자신을 잘 아는 교사와 카운슬러에게 부탁해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3. 체크 리스트를 만들자
지원한 여러 대학들을 관리하는 것 자체가 혼동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즉 지원할 대학들을 고른 뒤 ▲지원방식(얼리 또는 일반전형) 여부 ▲주요 서류 마감날짜▲평가시험 성적표 ▲재정보조 신청서류 등을 분류해 놓고, 체크해 나간다면 빠지는 서류 없이 원서작성과 접수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
<황성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