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 전략과 그린 마케팅
2009-09-23 (수) 12:00:00
기후 서늘 화이트 와인 적합
소비뇽 블랑 대표 품종 꼽혀
이제 와인산업에 있어 현지 투자는 전 세계 어느 구석에도 와인생산이 가능한 지역이라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면 아직까지 신비의 베일에 싸인 뉴질랜드가 최근 들어 유망 투자지역으로 각광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아직까지 투자의 여지가 역력히 남아 있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비주의 전략에 그린 마케팅이 맞아 떨어지면 독특한 뉴질랜드 와인의 개성이 등장한다. 사실 그린 마케팅은 호주에서 흔히 사용하는 것이었으나 이미 산업화가 이루어진 호주 와인과 그린 마케팅은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아직도 개발이 덜된 처녀지라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 그린 마케팅을 잘 구사해 뉴질랜드 와인의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 뉴질랜드는 와인 생산지로 각광을 받으며 해외 각 국의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투자 붐의 주역은 미국인들로 지난 8년 동안 뉴질랜드 75개 와인 양조장 중 85%가 부분적으로라도 외국인 소유가 됐는데 이 중 39개를 미국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것은 와인 소비량이 떨어진 유럽에 반해 미국의 소비량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1998년 이래 뉴질랜드 포도농장은 2배로 늘어났고 2006년까지는 추가적으로 33% 정도가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뉴질랜드 와인의 이미지가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뉴질랜드 와인은 야외(outdoor) 즉 자연에 가까운 국가의 자체 이미지에 의해 도움을 받았으며 와인 생산국 중에서도 아직은 투자가 덜 이루어진 곳으로 주목 받았다. 물론 호주나 다른 나라에서도 자연을 내세운 이른바 그린 마케팅(green marketing)을 하고 있지만 특히 뉴질랜드는 이런 모든 것들이 체화된 느낌으로 그 이미지가 보다 부각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와인을 만든 사람은 ‘호주 와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임스 버즈비(James Busby)였다. 그는 1833년 뉴질랜드에 들어왔고 1840년에 와인이 생산될 정도로 포도재배를 서둘렀다. 그러나 뉴질랜드 와인이 산업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이르러서였는데, 뉴질랜드 정부는 호주의 빅토리아주의 포도재배 담당을 불러들여 와인산업의 가능성을 물었고 여기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게 되자 1989년 여러 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호주에서 시작된 와인 산업의 물결이 뉴질랜드로 넘어 가게 되었다.
뉴질랜드가 와인 붐을 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부터이다. 서늘한 기후 때문에 화이트 와인이 적합한 뉴질랜드에서는 당시 독일의 뮐러투르가우가 많이 심어졌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소비뇽 블랑이 국제대회에서 많은 수상경력을 갖게 되면서 이 품종이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대표 품종이 되었다. 남섬의 북동쪽 모서리, 말보로 지역은 뉴질랜드의 와인 아이콘을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주역이다.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적당한 산도와 풋풋한 맛이 일품이다. 물론 화이트 와인용 포도품종인 샤도네, 리슬링, 게브르츠트라미너 등도 유명하며, 레드 와인용으로 카버네 소비뇽, 멜로 등도 생산되고 있다.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와인 가이드’
(김기재 지음·넥서스 Book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