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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취미로 하는 음악

2009-09-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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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김 뉴욕음악원 원장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악기 하나 정도씩은 배우기를 원한다. 이러한 분들이 평소에 궁금해 하던 점들과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질문들을 상담해 드리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들 또는 질문하는 내용들이 대체로 몇 가지로 요약 된다. 처음 레슨을 시작하는 사람이건 아니면 이미 레슨을 하고 있는 사람이건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악기 레슨을 받는다면 초보자에게는 좋은 출발이, 그리고 이미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배움의
과정을 한번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기초 교육의 중요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기초는 굳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그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에게라면 배워도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러다 나중에 레벨이 더 높아지거나 아니면 전공까지도 생각하는 경우에 좋은 선생님께 배워도 늦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잘못 생각 되어지고 있는 것들 중의 하나로서 내가 상담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시작을 하건 나이가 들어서 시작을 하건 그 어떤 것을 배우더라도 처음은 중요하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아이들은 백지 상태와 같아서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가르쳐주는 그대로를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이 시기에 기초를 잘못 배워서 시작하게 되면, 나중에 그것을 고치는 데는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들며 안 그래도 힘든 악기 배우기를 몇 배는 더 어렵게 만들어버리게 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음악분야는 특히 기초를 바르게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을 들여 하는 것이라면 제대로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 나중에 고치는데 드는 몇 배의 수고를 가져오지 않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기초가 탄탄하면 그 다음에 오는 과정들은 한결 수월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곧 한계에 부딪히게 되며 그 후로는 고된 음악 배우기의 연속이 되는 것이다. 레슨을 받은 지 몇 년이나 되었는데도 악보를 잘 못 보는 학생들이 나오며, 잘못된 손가락이나 힘의 사용으로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경우, 이론과 실기가 조화가 되어 이루어져야 하는 레슨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기 레벨은 높지만 기초 음악 상식이 부족한 경우 등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공부와 마찬가지로 기초가 탄탄한 아이는 음악에 있어서도 훨씬 더 다른 학생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유리한 출발을 보이게 된다. 학원을 선택하건 개인 레슨을 하건 사전에 선생님의 해당악기 전공여부와 경험 정도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부모님들의 당당한 권리이며 동시에 의무사항이기도 하다. 이왕 하는 거라면 제대로 배우자.

둘째, 음악을 취미로써 배워나가고 있는 아마추어 음악가들에게는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공자들의 경우야 계속되는 시험과 오디션, 연주들로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가 끊임없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은 아마추어 연주가들에게는 무언가 음악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청량제가 필요하다. 일 년에 한번 연말에 하는 음악회만으로는 부족하며, 여건이 된다면 꼭 큰 음악회가 아니더라도 작은 음악회들을 자주 열어서 독주뿐만이 아니라 이중주, 삼중주 등도 같이 하며 학생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도 니즈마(NYSSMA) 테스트는 아이들이 혼자서만 연습하는 것에서 떠나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크고 작은 음악 컴피티션에 나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비슷한 수준의 다른 학생들의 레슨을 참관해 보는 것도 약간의 경쟁심을 유발하기에 좋으며, 기회가 된다면 많은 음악회들을 가보는 것도 또한 음악 생활을 해나가는 데 있어 좋은 영향이 된다. 이러한 지속적인 자극과 동기부여를 통해 무언가 아이들이 관심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집에서 혼자만이 하는 연습만을 강요해서는 장기적인 음악에 대한 집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취미로 하는 음악 생활을 계속 영위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과 동기 부여는 위에 언급한 점들 외에 부모님의 관심과 연습 참여이다. 무조건 연습하라는 말보다는 가끔씩 연습에 참여하여 아이의 연습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많은 힘과 용기가 된다. 이렇게 모든 것이 조화가 되어 음악 배우기가 이루어질 때 아이들은 한층 더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 활동을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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