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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 알아보기 - 자기통제력의 위치

2009-08-3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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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보고 온 날에는 엄마가 꼭 물어보는 말이 있었다. “시험 잘 봤니?” 나의 대답은 늘 시원시원하게 “응”이었다. 한 번도 못 봤다는 말을 하지 않자 엄마는 대답을 이미 아니까 질문하는 일에도 시큰둥해 지셨고 내가 대답을 하기 전에 미리 “응”이라고 대답할 거지 하고 스스로 답을 하시기도 하셨다.

그렇다고 난 늘 100점을 맞았거나 그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냥 “잘” 보았다고 하는 나의 기준이 다른 사람의 것과 달랐을 뿐이다. 시험의 결과는 나에게 어느 땐 10등 밖으로 밀려나게도 했고 어느 땐 3등 안에 들게도 했다. 하지만 난 늘 시험을 잘 보았다고 생각을 했고 그 기준은 내가 공부한 정도에 맞추어져 있었다. 열심히 준비해 100점을 맞았으면 당연히 잘 본 시험이지만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50점을 받았으면 그 또한 잘 본 시험이었기 때문이다. 시험의 결과는 50점이든 100점이든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준비했느냐에 의해 통제된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인 줄리안 로터는 자기 통제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하는 관점이 그 사람의 행동을 결정짓는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결정이나 노력으로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한다고 보는 사람과 자신의 행동이 운이나 운명이나 외부상황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내부에 있다고 보는 사람은 좀 더 능동적이고 활동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자신의 앞날을 자신감 있게 열어가는 사람이라고 본다. 그리고 외부에 의해 자신이 통제당한다고 보는 사람은 수동적이고 의욕이 적으며 건설적인 활동에 적극 참여하지 못한다고 보는 이론이다.

물론 이 이론을 가지고 정신적인 안정과의 상관관계를 본 연구에서는 내적 통제를 믿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일을 해낸다는 의욕은 좋으나 늘 긴장 속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것에 비해 외적 통제를 믿는 사람들은 일의 능률적인 면에서는 좀 낮을 수 있으나 생활에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내적 통제를 믿는 사람들이 꼭 좋은 특성을 지닌 것은 아니라고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취업 현장에서의 능률이나 사회적 활동 속에서의 연구 결과를 보면 내적 통제를 믿는 사람들이 보다 높은 사회성을 가지고 있으며 창의적이고 남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내적 통제를 믿는 사람들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스스로의 행동과 삶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자녀나 장애를 가진 자녀에게 부모가 너무 간섭을 하고 자녀의 미래를 주도하다 보면 자녀들은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부터는 점점 멀어지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강한 부모때문에 자신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좌절하거나 마음에 병이 생기기도 한다. 유유부단해지고 소극적이고 미래에 대한 계획에도 갈등만 할뿐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잃게 된 경우를 상담 중에 많이 만나곤 한다. 그때 역시도 자녀가 확실히 결정을 못 짓는다고 자녀의 탓으로까지 돌리는 경우가 있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결정하고 계획에 따라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결과에 대한 분석을 하여 처음 했던 계획을 바꾸어 새로 시도해 보는 것을 반복할 수 있을 때 자신들의 행동을 본인 스스로가 통제하고 있다는 내적 통제력의 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장애자녀는 특히 같은 작업을 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적절하지 않은 판단을 한다고 생각이 들어 늘 걱정하는 마음으로 대신해 주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들이야 말로 더욱 더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어려서부터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들의 행동이 자신이나 남에게 직접적으로 신체적인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부모가 자녀에게 좀 시간을 주고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볼 수 있는 기다리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김효선 교수 <칼스테이트 LA 특수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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