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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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적 포기 한인 2세 628명 최근 5년간, 전체의 17%

2009-08-3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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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역법 피하기 위한 미국 출생자 대부분

지난 5년간 한국의 병역의무 문제 등으로 국적을 포기한 뉴욕 일원 한인 2세들이 600명을 넘어섰다.

27일 뉴욕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월~2009년 8월26일 현재 한국 국적을 포기한 뉴욕일원 한인들은 총 3,66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인 2세들이 국적이탈 신고를 통해 포기한 경우는 모두 628건으로 전체 국적 포기자의 약 17%를 차지했다.

국적을 포기한 한인 2세의 대부분은 18세 이전의 10대 학생들로 미국에서 출생해 자동적으로 미 시민권을 취득한 동시에 한국 호적에도 올라 있는 선천적 이중국적자들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 총영사관의 관계자는 “한국 국적법이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 때문에 한인 2세들의 국적 포기 사례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면서 “한인 2세들의 국적 포기는 병역법이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 시민권과 함께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한인 2세 남자들의 경우 만 18세 이전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병역의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장기체류 때 징집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한 한국 병역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현재의 한국 국적법과 병역법이 변경되지 않는 한 동포 2세들은 한국 국적을 상실한 체 모국의 정체성 교육을 받아야 하는 모순된 경험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의 이상숙 대표는 “불합리한 한국의 국적법과 병역법으로 인해 한창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한인 2세 젊은이들이 스스로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만 하는 모순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시대 변화에 맞게 2세들을 끌어안는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우수 인재와 해외 입양아 영입을 위해 복수국적을 제한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2세 한인들은 아예 검토 대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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