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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제조업자 김철씨 3년간 고생 이제야 결실

2009-08-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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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이 조절되는 ‘퍼터’ 특허 받아

클럽메이커스 ‘클래스 A’ 라이센스 보유 유일한 한인


진정한 실력자는 골프채를 가리지 않습니다

미주지역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PGA 프로페셔널 클럽메이커 ‘클래스 A’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전문 골프채 제조업자 김철(K&J 골프 대표)씨가 강조하는 골프철학이다.


김철 대표는 골프실력은 골프채의 가격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얼마나 맞는 골프채를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그 예로 타이거 우즈 선수를 들면서 우즈 선수는 상황에 맞게끔 골프채를 선택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으며 그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골프에 대한 나름대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는 김 대표가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퍼터’를 개발 특허를 받았다. 퍼터에 대한 개발은 고사하고 특허 신청 후 특허번호를 받기까지 3년의 세월을 보낸 그이기에 상당히 지쳐있는 모습이다.

많이 힘들었어요. 중도에 특허 받는 것을 포기하려고 한 적도 있으나 그때마다 아내가 힘을 북돋아 주었어요. 참 감사하죠라며 마음고생의 흔적을 내보였다. 그가 개발한 퍼터의 가장 큰 특징은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것이다. 27인치에서 최고 36인치까지 무려 10인치에 달하는 샤프트의 길이를 그날의 컨디션이나 플레이 상황에 맞게끔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골프채의 길이가 자신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골프를 즐기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하는 그는 프로 선수들조차도 그날의 컨디션이나 플레이 지점에 따라 달리 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그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는 도미 후 자동차정비업을 하다가 부러진 골프채를 고쳐본 것이 계기가 되어 지난 1992년 골프 클럽 제조 학교인 골프 스미스학교에 입학했으며 그곳에서 최고의 골프클럽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하비 패닉(Harvey Penick 1904-1995)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됐다.

하비 패닉은 탐 카잇, 벤 크렌쇼, 데이빗 러브 3세 등 PGA의 쟁쟁한 선수로 활약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티칭 프로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던 골프 클럽제조에 있어서는 전설로 통한다. 그는 제일 좋은 골프채는 없다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은 후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골프채가 중요한 것이 아닌 자신에게 얼마나 맞는 골프채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깨우쳤다고 한다. 이후 그는 자신을 찾는 프로선수들에게도 이를 강조하면서 골프 클럽 제조에 힘써 왔다고 한다.

지난 20년간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골프 클럽만 하더라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며 새롭게 특허 받은 퍼터는 그동안 노력해온 결정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의 꿈은 시작에 불과하다. 비록 특허를 받았으나 수작업을 통한 생산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문 골프클럽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갈 길이 멀어요. 3년 전 길이 조절 퍼터를 개발한 이후 특허를 신청했을 때만 해도 모든 것이 다 해결된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동안 겪은 고생들을 생각하면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한편으론 걱정도 된답니다

그는 또한 자신이 특허를 낼 수 있었던 것이 스승의 가르침 때문이었다며 공을 고인이 되어버린 하비 패닉에게 돌리기도 했다. 최고의 이론가이자 최고의 골프 제조 실력을 가졌던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실력으로 스승을 넘어 서서 인정받는 것이 스승의 은혜에 대한 보답임을 강조하는 그는 그러기에 아직까지도 골프채 제조에 더욱 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이광희 기자> k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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