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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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음식 피라미드

2009-08-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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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의대가 당신의 식탁을 책임진다
월터 윌렛 지음|동아일보사 펴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갖가지 건강관련 서적이 쏟아진다. 하지만 뭔가 지나치게 특이한 건강법은 솔깃은 하지만 소수가 신봉하는 사이비종교처럼 삶에서의 바른 균형을 깨뜨릴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건강법이란 아주 평범한 식생활에서 옳고 그른 식품을 잘 가려 내어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미국 농무부의 건강 피라미드 혹은 영양 피라미드(우리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접했던 영양 섭취에 대한 피라미드 그림)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저자 월터 윌렛은 자신과 하버드 의대 동료들이 40년에 걸쳐 축적한 방대한 양의 연구결과에 근거해 작성한 새로운 건강식 피라미드(New Healthy Eating Pyramid)를 소개한다. 그가 제시하는 피라미드의 제일 아랫부분은 식품 대신 운동과 체중조절 그림이 차지하고 있다. 장기적인 건강의 측면에서 체중조절이 음식 중에 포함된 지방과 탄수화물의 정확한 비율보다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 다음으로, 음식 피라미드의 맨 아랫부분은 통밀 빵 등 도정하지 않은 곡식류인 전곡류(全穀類:whole grains)와 건강에 좋은 기름이 차지한다.

전곡류 식품은 섭취할수록 당뇨병이나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장기적으로 건강에 이롭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그와 함께 모든 지방을 피라미드의 제일 꼭대기에 내몰았던 기존의 식품 피라미드와도 다르다. 지방 섭취를 줄이는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이 설탕이나 흰 빵과 같은 부적절한 탄수화물을 더 먹게 돼 질병의 위험성이 커졌다는 게 그의 이론이다.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전면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또 좋은 지방은 살을 찌게 하지도 않는다. 쇠고기 등 붉은 육류를 피라미드의 가장 꼭대기로 보낸 것도 기존에서 달라진 부분이다. 기존 피라미드에선 붉은 육류를 생선이나 달걀, 우유, 콩류와 같은 단백질 급원으로 취급하며 하루 2~3회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자극적인 제목의 허황된 책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 책은 거꾸로 큰 신뢰감을 준다. 원제는 Eat Drink and Be Healthy.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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