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부 많이 하는데 성적은 왜 떨어질까

2009-07-2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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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많이 하는데 성적은 왜 떨어질까

집중력이 저하되면 아무리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어도 성적이 떨어지기 쉽다. 엘리자베스 김 박사가 컴퓨터 장비를 이용, 두뇌활동을 검진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 집중력 키우려면

엘리자베스 김 임상심리학 박사(브레인 피트니스 센터 원장)는 최근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력 스크린 테스트’를 실시했다. 200여명의 학생들이 이 테스트를 받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집중력에 대한 한인 학부모들의 관심은 예상 외로 컸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한인 부모들이 알아야 할 내용들을 정리했다.


지능지수 아무리 높아도
TV·게임 등 오래하면
학업에 몰입할 수 없어
독서·사색 연습 도움



■ 집중력이란
이 같은 문제를 가진 부모들이 한결같이 얘기하는 것이 “내 아이는 공부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집중력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어떤 일에 대해 두뇌활동이 주변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증상은 4세 전후가 되면 대충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나중에 학업성적이 떨어지고, 다른 곳에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며, 특히 탈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집중력 부족은 성장과정에서의 외부 충격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선천적인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후천적인 것들도 있는데, 자녀가 너무 오랜 시간을 TV 또는 컴퓨터 게임, 텍스트 메시지에 매달리는 등 환경적인 요인들을 꼽을 수 있다.

후천적인 요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이 ‘중독’을 막는 것이다. 부모들의 관심과 행동이 필요한 대목이다.

■ IQ와 연관이 있나
집중력과 IQ는 관련이 없다.

실제로 어릴 때 ‘영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던 학생이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학교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하루에 처리해야 하는 공부 양도 증가하는데, 집중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결국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 이런 것은 피하라
아이들이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고 야단을 심하게 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잘못한 것을 그냥 넘겨 버려서는 안 되지만, 지나친 훈육방법은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 사기를 떨어뜨리고, 마음에 상처도 받을 수 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주문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한 가지씩 주어진 일을 마무리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방안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주위를 산만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으로, 이런 문제가 있는 아이들의 방은 가급적 심플하게 꾸미는 것이 바람직하다.

■ 집중력 키우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나이가 아직 어리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것 가운데 이런 방법도 도움이 된다.

우선 한 가지 물체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필을 한 자루 쥐고 모양과 연필에 새겨진 글자 등을 유심히 관찰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독서도 추천할 수 있다. 책은 많이 읽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양은 적어도 제대로 내용을 이해하고, 등장인물 또는 주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적당한 분량을 읽도록 한 뒤 그 내용을 물어보는 것이다.


# 집중력 부족 자가 치료법


규칙적인 생활하고
사랑으로 감싸줘라


1. 규칙적인 생활
하루를 정해진 시간과 틀 속에서 정확히 지켜가도록 지도한다. 이를 통해 책임감을 키우고, 생활에 대해 스스로 시간과 일을 분배하는 능력도 발전시킬 수 있다.

2. 음식조절
설탕이 많이 가미된 음식이나, 청량음료 등은 반드시 피하도록 한다. 특히 카페인 성분이 함유된 음식물은 자녀를 과민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 하나씩 간단명료하게 지시한다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한꺼번에 이것저것 시키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소화해 내기 힘들다.

4. 사랑을 듬뿍 줘라
본의 아닌 실수를 놓고 “다른 아이들은 안 그런데 너는 왜 그러냐” 또는 “참 이상한 아이네”하는 식으로 면박을 주며, 꾸지람을 한다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5. 운동을 시킨다
운동은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절제와 질서를 배우는 매우 유익한 수단이다. 특히 몸과 마음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운동으로 태권도 등이 권장할만하다.


# 정신건강 검진 테스트 해보세요

아래 표는 유형별 증상을 검진하기 위해 점수를 각 문항마다 0부터 5까지로 정해, 3을 ‘보통’으로 하고 이 보다 높은 항목이 많을수록 해당 유형의 증상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0 또는 0에 가까울수록 건강하다는 뜻이다. 주의할 점은 집에서 해보는 이 방법이 아주 낮은 수준의 진단으로 확정적인 것이 아니어서 의심이 갈 경우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하고 체계적인 진단을 받아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주의력 결핍
-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듣지 않는다.
- 학교생활에서 부주의한 실수가 많다.
- 지속적인 주의력을 요구하는 일을 싫어하거나, 하지 않으려 한다.
- 주의력이 짧다.
- 정리정돈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 무엇이든 잘 잊어버린다.
- 자기 물건을 챙기는 것이 힘들다.
- 하는 일에 쉽게 방해를 받는다.
- 일을 끝내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
- 무료함을 쉽게 느낀다.
- 멍하니 공상을 하거나 먼 산을 바라본다.
- 에너지가 없고, 느리고 피곤하다.
- 감정과 의욕이 없다.
- 하던 일에서 다른 일로 옮기는 일이 잦다.
- 집중하기가 힘들다.
- 무엇인가 하는 도중 잠들어 버린다.
- 주어진 일을 제때 마치지 못한다.
- 숙제하기가 힘들다.
- 지시사항을 따라 하기 힘들다.
- 처음에는 흥미에서 시작했으나 끝을 내지 못한다.
- 무엇이든 배우는데 힘이 든다

▲ 충동성(Impulsivity)
- 자기행동의 결과를 볼 수 없다.
- 응답을 자기가 한다.
- 자기 차례를 기다리기가 힘들다.
- 무엇이든 자주 방해를 한다.
- 남의 대화에 끼어든다.
- 신체에 위험한 행동을 한다.
- 생각하기 전에 행동한다.
- 자주 위험한 행동을 한다.
- 무엇이든 위험한 행동을 그냥 한다.
- 쉽게 좌절한다.

▲ 과다행동(Hyperactivity)
- 손과 발을 가만히 못 놔두고 안절부절 못한다.
-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고 몸부림친다.
- 앉아 있지 못하고 자주 자리를 뜬다.
- 뛰거나 올라가는 움직임을 지나치게 한다.
- 조용히 일하거나 노는 것이 힘들다.
- 어딘가를 가는 것 같다.
- 무엇이든 너무 알려고 한다.
- 시선을 지속적으로 둘 수 없다.
- 감시 또는 감독이 필요하다.
- 지나치게 모든 것에 관심을 갖는다.
- 자주 몸을 흔든다.
- 흥분을 잘 한다.
- 인내심이 부족하다.
- 문제를 자주 일으킨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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