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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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맞은 한인가정 ‘전쟁중’

2009-07-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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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장풀린 자녀들과 잦은 마찰

퀸즈 베이사이드에 거주하는 주부 최 모(35)씨는 요즘 연일 이어지는 두 자녀와의 ‘전쟁 아닌 전쟁’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방학을 맞아 9학년과 7학년짜리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그만큼 충돌도 잦아 진 것이다. 늦잠 자고, 눈만 뜨면 컴퓨터 게임에만 매여 있는 아들들에게 “공부 좀 해라”는 말은 ‘소귀에 경 읽기’다. 오히려 “싫다”, “내버려 둬라”며 최 씨에게 짜증만 더 내는 아들들을 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올 지경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한인 가정에서 자녀와의 갈등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늦잠이나 밥투정, 집안 정돈 문제 등을 놓고 벌이는 소소한 갈등에서부터 컴퓨터 사용시간, 자동차 사용 여부, 저녁 귀가시간 문제 등으로 인한 부모들의 고민은 다양하다.


한인 청소년 상담기관들에 따르면 최근 무면허로 부모 몰래 차를 끌고 나갔다가 접촉사고가 발생해 문제가 된 경우나, 대학 진학을 앞두고 “이제 어른이다”며 친구들과 무작정 여행을 가겠다는 자녀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등의 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접어들거나 고학년이 된 자녀들은 자기주장이 강해져 부모에게 심하게 말대답을 하거나, 종종 반항심에 가출하는 사례도 발생, 청소년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스&패밀리 이상숙 대표는 “청소년기에 있는 자녀들에게 무작정 윽박지르거나 잔소리를 할 경우 오히려 갈등만 부추기는 부작용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태해지기 쉬운 방학기간에는 자녀들과 약속을 정해 하루 일과를 짜게 하고, 이를 지킬 시 자녀가 원하는 것을 부모가 들어주는 방식을 통해 방학 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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