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알아보기- 실천적 목표의 설정
2009-07-06 (월) 12:00:00
특수교사가 되려면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 각 아동의 필요에 따른 개별화 교육과정 (IEP: Individualized Education Plan)을 짜는 것이고 IEP에 기록되는 여러 가지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목표를 정해 쓰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행동으로 보일 수 있고 결과를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도 자녀와 앞으로의 할 일과 하지 않을 일들을 약속하고 지켜나가기로 할 때 너무도 실천으로 옮기기 어려운 목표를 정해 뒤돌아서면 서로 지키지 못하고 신뢰감을 쌓아 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아빠가 앞으론 절대로 늦게 들어오지 않는다는 약속이라든가 다음에는 꼭 공부를 열심히 해 일등을 한다는 약속 등을 하면 약속을 한 사람이나 그 약속을 지켜보는 사람이나 다 흐지부지하게 되곤 한다.
얼마 전의 일이다. 조카가 처음 미국에 와서 대학에서 영어공부를 하면 나름대로는 열심히 설명을 하고 약속을 받은 일이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직 어린 나이기에 술을 마신다는 일도 흔한 일은 아니고 나는 나름대로 미국에서의 음주운전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설명했기에 조카에게 지켜달라고 목표를 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첫 학기를 마치고 그 기쁨에 같은 반 학생들이 기숙사에 모여 술을 마신다는 의식조차 하지 못한 채 그냥 마시곤 운전대를 잡았다. 주변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재수가 없었다는 말에 조카는 약속을 깬 것에 대한 불성실함이나 목표의식을 잃었던 무책임에 대한 반성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로부터 받은 1년간의 운전면허 정지와 법정출두 명령에 의해 불편함이 현실로 다가오자 자신의 과오를 되 내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 벌어진 문제는 벌금과 1년간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될 것이나 앞으로의 음주운전에 대한 방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조카는 앞으론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그 목표는 듣기에 좋고 가장 바람직한 목표이지만 과연 실천 가능한 것일까? 그 아이가 순간 불편함으로 이어진 무서운 사건에서 다시는 술을 마시고 싶지 않은 생각이 잠시 들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며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겠다는 목표는 실천 불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특수교육의 IEP에서와 마찬가지로 실천이 가능한 활동을 생각해 보라며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며 함께 생각을 해 냈다. 첫째 술을 마시면 그 곳에서 잔다. 그 곳에서 자기가 싫거나 잘 수 없는 곳이면 술이 깰 때까지 그 곳에 있는다. 셋째,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온다. 넷째, 택시를 불러 타고 온다. 다섯째, 친구나 가족에게 전화를 해 데리고 가 달라고 한다. 이렇게 열심히 생각을 하면서 얼마든지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적을 수가 있었다.
자녀들과의 대화에서 부모나 자녀가 원하는 목표를 쉽게 말로만 하기보다는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생각함으로서 실천 가능한 활동내용으로 적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려서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때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방학을 하는 순간에는 방학동안 할 커다란 목표를 정하지만 순식간에 여름은 가고 계획했던 것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가을학기를 맞은 경험이 우리에게는 많다.
이번 여름방학부터라도 자녀들이 정한 목표에 대해 반드시 실천 가능한 소 단계의 활동들을 적어 하나씩 실천해 보도록 함께 생각해 보자.
김효선 교수
<칼스테이트 LA 특수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