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니어들에게 웨이트리스트는 대학지원과 관련하여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풀기 힘든 수수께끼 같은 일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입학 사정관들에게는 지난 10년간 이 웨이트리스트가 소위 ‘간당간당한’(borderline) 지원자들, 즉 훌륭하긴 하지만 주저 없이 처음부터 합격자 명단에 넣을 정도로 뛰어나지는 않은 지원자들을 다루는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합격생들이 실제로 대학에 얼마나 등록할 것인지가 결정이 되면, 입학사정관들은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웨이트리스트에 눈길을 돌리게 된다. 가장 먼저 합격 통지를 받은 학생들은 5월1일까지 합격된 대학에 입학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 날짜가 지나면 입학사정위원회가 다시 열리고 여러 번에 걸친 힘든 심야회의를 갖는다. 여기서 채워야 할 자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평가한 다음, 웨이트리스트에 오른 학생들의 지원서를 다시 읽고 각 학생들을 꼼꼼히 비교함으로써 행운의 학생들을 선발하고 그들에게 늦은 합격 통지를 하게 된다.
필자가 입학사정관으로 일하기 시작했던 1990년대에는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들이 약 200~300명 정도의 지원자들을 웨이트리스트에 올렸다. 그런데 최근 유펜, 카네기 멜론(Carnegie Mellon), MIT 같은 대학은 400~500명을 상회하는 명단을 작성하였다.
올해는 예일 769명, 프린스턴 1,331명, 그리고 코넬은 3,311명이나 되는 지원자들이 웨이트리스트에 포함되었다. 이런 웨이트리스트의 인플레이션은 합격한 지원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그 대학에 등록할 것인지를 입학사정관들이 알 수도 없고, 예측할 수도 없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런 웨이트리스트 인플레이션 현상이 야기하는 부작용은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다림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점이다. 웨이트리스트에 오른 학생들 중 대부분이 6월 중에는 최종 통보를 받게 되지만, 7월이나 8월까지도 결정이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더구나 웨이트리스트에 오른 지원자 수가 보통 1,000명, 2,000명을 상회하는 지금의 상황은 많은 학생들이 상당히 헛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특별히 올해는 대기상태에 있는 학생들이 받는 고통은 더 크다. 왜냐하면 올해는 합격생들의 실제 등록률이 예상 외로 상당히 높기 때문에 웨이트리스트에 오른 학생들이 많은 상위권 대학으로부터 추후에 연락을 받을 일이 드물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과 비교해 보면 올해는 웨이트리스트에서 합격한 학생 수가 가장 적은 해로 기록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하버드는 작년에 웨이트리스트에서 200명이 최종 합격하였지만 올해는 약 85명 정도만을 예상하고 있다. 유펜은 웨이트리스트에서 단지 50~70명 정도의 지원자만이 합격할 것인데, 이 학교는 지난해에 그 수가 180명에 이르렀다. 더구나 예일은 올해에는 웨이트리스트까지 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웨이트리스트에 오른 지원자가 최종 합격하기 위해 바늘구멍 같은 찬스를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을 취할 수는 있다. 단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예의를 벗어나는 과도한 행위로 입학사정관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한다. 특별히 아시안 학생과 학부모들은 평판이 좋지 않은데, 종종 입학사정관들을 불쾌하고 짜증나게 만들거나, 억지를 부리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 수석 컨설턴트>
www.bostonacadem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