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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AB 트러스트와 ABC 트러스트

2009-06-2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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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 트러스트와 ABC 트러스트는 둘 다 생전신탁(living trust)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트러스트의 종류이다. 트러스트는 주식회사와 같이 어떤 보이지 않는 법적 실체를 만드는 것이다. 트러스트는 만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지만 서류상 트러스트의 설립을 선언하고 재산을 투입하고 재산의 운영 처분방법을 정한 다음 사인을 하면 트러스트가 설립되는 것이다.

일단 트러스트가 설립되면 수탁자가 재산을 관리한다. 그리고 이러한 재산관리 처분의 수혜를 받는 사람을 수혜자(beneficiary)라고 한다. 또한 트러스트를 설립하고 재산을 투입한 사람을 신탁자라 한다.

생전신탁은 신탁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 사후 재산처리를 정해 놓는다. 신탁자가 사망하면 생전신탁은 취소불능이 된다. 생전신탁을 만드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유산검증을 피하기 위해서다. 어떤 사람이 재산을 남기고 사망할 경우 그 재산을 물려받는 사람이 올바르게 물려받나, 또 채권자가 채권을 올바르게 받을 수 있나를 법원이 감독하고 조사하는 절차가 유산검증이다.

유산검증은 대부분 시간이 많이 걸리고(1~2년) 법정경비와 변호사비가 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유산검증 기간에 후손은 물려받을 재산을 매각할 수 없다.

생전신탁을 만드는 다른 이유는 상속세의 절감이다. 생전신탁이 없을 경우 상속세 면제혜택(2009년의 경우 350만달러)을 한 번만 받는데 비하여 생전신탁이 있으면 상속세 면제혜택을 두 번 받는다.

생전신탁의 또 다른 이점은 신탁자가 불구가 되었을 경우 관재인)을 선임하는 법적 절차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AB와 ABC트러스를 비교한다.

어떤 부부가 사망할 경우 재산이 1,000만달러가 있다고 하자. 이 경우 사망 배우자의 몫은 500만달러이고 생존 배우자의 몫은 500만달러이다. 이 때 생존 배우자의 500만달러는 A트러스트에, 사망배우자의 500만달러는 B트러스트에 넣는다.

이 경우 상속세 면제 금액이 2009년 기준으로 350만달러이므로 B에는 350만달러만 남기고 A에 150만달러를 다시 넣어야 한다(이렇게 하지 않으면 150만달러에 대해 상속세를 낸다). 이 150만달러는 채권자로부터 청구가 있을 경우 보호받지 못한다. 즉 배우자 사망 때 B트러스트는 취소불능이 되므로 채권자로부터 보호가 된다. 또한 150만달러에 대하여 생존 배우자가 사망 배우자의 뜻을 무시하고 재산을 처분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ABC 트러스트를 만드는 것이 좋다.

ABC 트러스트를 만들면 위의 예에서 A트러스트에 500만달러, B트러스트에 350만달러, C트러스트에 150만달러를 배분하게 된다. C트러스트는 QTIP 트러스트라고도 하는데 C트러스트가 있음으로써 위의 AB 트러스트의 단점을 보완하게 된다. 즉 C트러스트는 취소불능 트러스트가 되므로 채권자의 청구로부터 안전하게 된다. 또한 생존 배우자가 C트러스트에 있는 원금을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 기능이 있게 된다.

김윤한
<변호사>

(213)38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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