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신의 참 가치

2009-06-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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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를 알면서 타인을 사랑하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있을지라도 아픔이나 상처보다 기쁨과 행복, 보람을 느끼게 마련이다. 반면 그렇지 못할 때는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 고통을 동반한 자기희생이 되며 그 안에는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게 된다. 자기폐쇄, 자기학대까지도 말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 즉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참 가치를 아는 바탕 위의 사랑은 자신의 삶도, 타인의 삶도 발전시키고 성숙하게 함으로써 인생의 만족감까지도 만들게 되는 것이다.

1년이 넘도록 타주에서 전화로 상담을 받는 케이스가 있다. 그분이 절망적이고 비참한 기분으로 내게 전화를 해온 것은 장성한 아들의 삶 때문이다.


그 아들은 괜찮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성애 파트너와 뉴저지에서 동거를 하면서 먼 타주에 있는 부모와의 사이가 상당히 힘들어졌다.

청년은 직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대학 학자금 융자금을 갚아나가고 방값과 생활비를 치르고 나면 늘 생활이 아슬아슬했다. 그러다 예상외의 지출이라도 생기면 영락없이 먼 곳에 있는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그나마 마약문제로 직장에서 해고까지 당했다.

이제는 초등학생 과외지도를 해가며 가까스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아들로 가슴이 저미는 어머니는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내게 하소연을 한다. 설상가상 서른이 다 돼가는 큰 딸은 한술 더 떠 “그건 그 아이의 자유이고 선택이다. 우리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단다.

전화 상담을 통해 아들의 성장과정과 부모와의 관계성, 그리고 성향, 성격 등을 분석할 때 아이는 자신이 부모에게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 소중한 존재인지에 대해 매우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 내면에는 부모와의 관계와 관련, 해결 받지 못한 크고 작은 많은 이슈들이 있는 불안한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불안한 자아의 공통점은 자존감, 자긍심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불안한 자아를 가진 그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접근해온 동성애 파트너는 이제 그에게 의지하고픈 뿌리칠 수 없는 거대한 유혹이 된 것이다.

술, 마약, 인터넷 중독 등과 같은 증상들의 공통점이 낮은 자존감의 불안한 자아인 것처럼 동성애자들도 이와 같은 증상이 있음을 여러 상담 케이스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이들을 정죄하기보다는 가엾게 여기는 자세와 그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내면의 아픔을 치료해 주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1년이 넘도록 계속된 그 어머니의 눈물의 기도와 오랜 참음으로 이제는 부모가 아들을 받아주게 되었고 그 결과 부모와 아들의 관계는 많이 향상되었다.


이로 인해 아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

아들이 자신의 참 가치를 알게 될 때 자신의 사랑에는, 서로의 삶을 인격적, 정신적, 정서적, 영적으로 발전, 성장시키는 관계성을 포함하는 가장 중요한 사랑의 본질이 빠져 있다는 것을 알고 부모와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상숙
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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