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밴쿠버 차이나 타운

2009-06-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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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서 3번째로 큰 규모

▶ “서양의 땅에서 동양의 멋 느껴

초기 아시아 이민들에 대한 인종차별을 이겨내고, 밴쿠버에 큰 자리매김을 한 중국인들은 우리나라의 짧은 이민역사와는 비할 수 없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뉴욕 다음으로 북미에서 세 번째, 그리고 캐나다에서는 가장 큰 규모, 밴쿠버의 차이나 타운을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그 규모 때문인지, 밴쿠버의 관광 명소로 손 꼽히는 차이나 타운은 연간 천 여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중의 명소이다.
밴쿠버 주민의 10%가 중국계 이민자로, 이들은 미국의 골드러시 붐으로, 금을 찾으러, 미국에서 캐나다까지 온 중국 노동자들에서 부터
비롯됐다.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차이나 타운’ 역에서 하차해 5분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차이나 타운은 다운타운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운타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차이나 타운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중화문’은 차이나 타운의 모든 것을 말해줄 정도로, 중국적인 색채가 강하다. 붉은 색의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는 이 중화문은, 차이나 타운의 상징이다. 사실, 차이나 타운은 아직도, 혼자 다니기에는 위험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한창 재 개발을 진행중인 차이나 타운 내부는, 건물들이 상당히 오래됐으며, 홈리스들이나, 마약중독자들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유인 즉슨, 차이나 타운 내부에, ‘안전 주사 장소(safe injection site) 라 하며, 밴쿠버 정부에서 마약중독자들을 강제로 감금시키는 대신, 마약 주사시, 발생 가능한, 2차적인 감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소독된, 주사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기관을 차이나 타운 내에 설립했다. 그 후로, 밴쿠버의 마약 중독자들은 이 주변에 상주하고 있다.
이 곳이외에 차이나 타운에서 위험한 곳은 사실상 없다. 특히나 우리같은 아시아인들에게는 오히려 친숙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절이나, 사찰, 그리고 중국식 전통 상점등은 대부분 붉은 색 간판을 띠고 있으며, 다운 타운의 다른 건물들과는 다르게, 서로 오밀조밀, 산만하게, 붙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길을 걷다보면, 특이한 향료냄새를 맡을 수 있는데, 이는 상점 내부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차이나 타운의 또 다른 재미이다.
차이나 타운에서는 중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특별한 행사나, 기념일을 기리기 위한, 이벤트 등이 열리곤 한다.
특히, 지난 베이징올림픽 기간에는 차이나 타운 페스티발이라 하여, 예술공연이나 춤경연, 그리고 경품행사, 중국노점상 마켓등 다양한 볼거리들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이외에도 차이나 타운에는 중국 특유의 공원이 있다. 중산공원(Dr.Su-Yat-Sen Park)이라 불리는, 이곳은, 중국공원의 필요성을 느낀, 캐나다 정부와, 중국 정부가 공동 부담하여, 지어진 곳이다. 이 공원은 쑨원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중국의 화합을 상징하는 인물로, 이 공원은 그를 기리기 위한 목적도 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공원 내부는 서양의 다른 공원들과는 다르게, 규모가 크지 않다. 아담하지만, 다채로운 빛깔의 나무와 꽃들은 공원을 한 껏 멋스럽게
보이게 한다. 또한, 아담한 연못과, 정자는 이러한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서양인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서양의 한 자락에, 깊게 배어 있는 동양의 문화, 차이나 타운!
서양의 땅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어쩌면, 차이나 타운은 우리 진정의 것을 잊을 지 모르는 우리들에게 주는 동양의 아름다운 선물일지도 모른다. /이혜진 인턴기자 vancouver@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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