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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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프랜시스 루이스 고교 10학년 조혜준 양

2009-06-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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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문 2년만에 기계체조계 ‘혜성’

미국의 기계체조 분야에 샛별로 떠오르고 있는 조혜준(15·미국명 레이첼·프랜시스 루이스 고고 10학년)양. 입문한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3세 때부터 십수년간 훈련해 온 또래 경쟁자들보다 훨씬 강도 높은 기술과 세련된 기량을 선보이며 차세대 유망주로 우뚝 솟고 있다.

어릴 때부터 8년간 발레를 익히며 몸의 유연성을 키웠고, 태권도 2단의 실력이 입증하듯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된 덕분에 기계체조 전문가들조차 놀랄 만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체조경기를 보면서 뭔가 모를 힘에 확 빨려든 뒤 무작정 코치를 찾아 나섰고 이후 2년간 지역대회는 물론, 전국대회에서 줄줄이 우승을 휩쓸면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걸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기계체조를 배우지 않으면 사실상 장래 성공 가능성이 불가능하다는 이 분야 전문가들의 오랜 신념을 철저하게 부쉈다. 2년 경력자로는 상상도 못했던 코치보조 역할을 맡아 어린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고 다른 훈련생들이 일부러 함께 훈련하겠다며 시간을 맞추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기현상도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대학시절 장대높이뛰기 선수였다는 친할아버지와 운동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부모, 프로야구 선수를 배출한 외가 등 가족들의 경력만 보면 운동기질은 아마도 타고난 것 같다고 믿기 쉽다. 하지만 9개월 만에 정상체중에도 못 미치는 2.4킬로그램으로 뱃속에 혹까지 달고 태어난 약골이었다. 임신기간 중 주변에서는 부모에게 아이를 포기하라고 권유했을 정도였다. 지금은 운동이라면 누구에게도 지는 걸 싫어하는 남다른 승부욕을 지녔고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가능
성을 확인한 코치와 감독의 지도 아래 2012년 올림픽 출전도 한창 준비 중이다. 5세 때 미국에 온 1.5세로 한국어가 아직 서툴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달고 애국가도 부르고 한국어로 인터뷰하는 시상식 장면을 마음속에 그려보며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평균대, 링, 뜀틀, 마루 등 4가지를 겨루는 기계체조에서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은 마루경기. 종합성적 40점 중에서 현재까지 최고 성적은 38.95점, 종목별 최고 성적은 9.8점이 자신의 기록이다. 지금은 기계체조의 매력에 푹 빠져 있지만 정작 장래 희망은 배우다. 이미 수만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전국에서 10명을 선발하는 오디션에 합격해 영화출연 제의도 받는 등 연기력도 검증 받은 지
오래다. 평소 얌전한 성격이지만 무대에서 실수하더라도 당황하는 법이 없는 대범함은 천상 무대체질임을 확인시켜준다. 하루 4시간씩 이어지는 훈련에 주어진 휴식시간은 달랑 5분밖에 되지 않는 혹독한 연습을 거듭하고 있으면서도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주문을 외우며 스스로를 다그친다고.

학교 수업 이외 시간의 대부분을 훈련에 쏟아 붓고 있지만 틈날 때마다 유튜브
(www.youtube.com/born2act135)에 자신의 영상을 올리는 것도 요즘 한창 즐기는 취미생활의 하나다. 현재 방문자가 4만명이 넘었고 정기구독자만 1,000여명이 확보했을 만큼 인기도 얻고 있다.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펜실베니아에서 열리는 전국 YMCA 내셔널 챔피언십 대회 출전을 앞둔 조
양은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조한진씨와 프랜시스 에듀케이션 센터에서 상담교사로 근무하는 빈미라씨의 외동딸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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