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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SAT 시험점수

2009-06-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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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탁 CCB교육재단 이사장

우선 한인 학부모들은 꿈나무들을 위해 이곳 미국의 교육문화가 한국의 교육문화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교육제도가 미국의 교육 장점을 많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옛날의 교육제도에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한인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사고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까운 사실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이곳 미국 현지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사회의 학부모들 역시 이 곳 교육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자녀들 공부는 한국의 것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요즘 한인 일간지에서도 대서특필 뉴스로 나온 것을 보면 지금 College Board에서 SAT를 무제한 치러 그 중 최고 점수를 대학에 보낸다는 System으로 바뀌었다는 기사가 나왔고 이를 대비하는 참고기사도 함께 실려 있는 것을 읽었다. 어쩌면 이번 College Board의 새로운 System이 학생들의 확실한 SAT 점수를 갖게 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겠지만 어떤 다른 면에서 깊이 생각해 보면, 오히려 학생들로 하여금 더 많은 횟수로 시험을 치게 해서 영리 면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의심도 간다.

아뭏든 현지 미국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SAT를 여러 번 치는 것에 대해 우리 한인 사회처럼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미국인 학생들에게는 이번 바뀐 제도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학생들에게는 꼭 그렇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미국인 사회에서는 11학년의 영재 학생들 부모들이 PSAT 점수에 대해서는 Merit 장학금 받는 문제가 대학학자금 비용과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튼 SAT의 경우는 대부분의 미국 부모들은 세 번 이상 시험치는 것을 그렇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누구나 세 번 정도 SAT를 치게 되면 Test Skill (시험치는 요령)도 다 파악되기 때문에 학생 자신의 실력이 거의 확실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개 학생이 갖고 있는 기본 실력자체가 SAT를 여러 번 친다고 해서 또한 많은 응시경험을 갖는다고 해서 기본점수가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들은 기본실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SAT시험을 여러 번 쳐서 많은 경험과 Know-how를 습득 더 높은 점수를 갖겠다는 한인사회의 교육적인 사고방식은 결코 없다. 물론 영재 학생이라면 명문대학, 특히 Ivy League 대학에 입학원서를 제출할 경우는 조금 다르다. 같은 값이면 좀더 높은 SAT 점수가 나와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300점에서 2,350점으로 올린다면 그 50점 차이 때문에 입학경쟁에서 수백 명의 경쟁자를 물리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인 사회에서는 이런 경우도 대개 2, 3 번이면 족하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아마도 우리 한인사회에는 좀더 많은 점수가 나올 때까지 또 쳐보고 또 쳐 볼 것이라 짐작이 간다.

혹자는 혹시라도 운이 좋아 더 높은 점수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겠지만 교육적인 차원에서 볼 때 자신의 실력을 어찌 운에 맡기겠다는 것인지……이런 어리석은 일은 미국인 사회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요즘 한인사회에서 교육 박람회 등 SAT 점수를 더 올리기 위해 많은 모임이 있다. 물론 SAT시험의 고득점을 얻기 위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고 또한 족집게 학원이나, 족집게 강사나, 족집게 모의고사 등을 많이 다루어 어떻게 하던 보다 더 높은 고득점을 얻겠다는 목적에 모든 신경과 정력을 쏟고 있다.

미국인 부모나 학생들의 SAT 시험에 대한 사고방식이 다 옳다고는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 한인사회의 학생들처럼 무리해서 고득점 획득을 하겠다고 야단법석을 피우고 명문대학이라는 이름에만 취중 시험공부 하다가 입학 후 대학 생활 2년 후 수준 낮은 다른 대학으로 전학하거나 아니면 1, 2년을 무작정 대학공부를 중단하고 쉬는 안타까운 일이 있으면 안 된다. 이러한 일들은 동포사회에서 남 보기에 창피해서 당사자들이 쉬쉬하지만 비일비재하게 생겨 있음을 우리는 주시해야 한다. 아무튼 미국에서 한국식 교육의 고정관념을 하루 속히 버리고 학생 개개인들의 기본 실력을 길러 그 실력에 알맞은 명문대학에 입학해야 하고 나아가 미국의 천재들과 떳떳하게 실력대결하며 공부해 미래의 훌륭한 세계 지도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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