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 직업·형제 성적까지 보는 ‘현미경식 사정’

2009-06-08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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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입학과 사정 현황

LA지역 사립 초·중·고등학교 입학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공립학교의 낮은 교육환경으로 인해 사립학교 입학을 원하는 중·상층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또 다른 이유는 미 동부지역에 비해 LA에는 사립학교가 많지 않아 선택의 폭이 그만큼 좁다는 것이다.


전국 독립학교연합회(NAIS)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미 전국에서 사립학교에 지원자 중 합격통지서를 받은 학생은 52%였으나, LA지역은 37%로 이보다 훨씬 낮았다.

이처럼 입학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명 사립학교들이 신입생 선발도 크게 까다로워지고 있고 학부모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일부 유명 사립학교들은 입학 지원자들의 입학시험 성적은 물론 가족들의 직업, 형제들의 성적, 지원자의 성격과 생활태도까지 입학 사정기준에 포함시키는 등 ‘현미경’식 입학 사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입학시험에 대한 중요성도 증폭되고 있는데 사립 중고등학교 입학시험인 ISEE(Independent School Entrance Exam) 준비를 위해 SAT 학원과 비슷한 ISEE 학원에는 초등학교 3학년생까지 등록을 하고 있다. 베벌리힐스의 사설 교육기관인 컴퍼스 그룹에 따르면 지난 3~4년간 이 학원 ISEE 준비반에 등록한 학생 수는 3~4배가 늘었다. 1주일에 2~3시간씩 수강을 받는 이 학원의 4개월 코스 비용은 3,000달러에 달한다.

LA 한인타운 내 ISEE 준비 학원들도 적지 않은 수강료에도 불구하고 항상 만원이다.

아이비학원의 조앤 이 원장은 “일반적으로 백인 학생들은 ISEE 점수가 6~7점(9점 만점)이면 명문 사립 중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지만 입학 신청자가 많은 한인의 경우 8~9점을 받아야 안심할 수 있다”며 “한인 학생들 중에서도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의 사립학교 입학이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사실 사립학교 입학에는 시험 점수보다는 추천서 내용과 인터뷰 등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많은 한인 학부모들이 성적과 시험점수 등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는데 명문 사립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시간을 갖고 운동, 특기 등 학생의 뛰어난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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