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은 유명한 이름에 비해 겉모습은 그다지 번화한 곳이 아니다. 70년대나 80년대 서울 외곽 정도로 높은 건물도 별로 없다. 오래된 낮은 건물들이 도로변에 있지만 그나마 역사 유적으로 보호되는 것들이 많아 낡아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차를 타고 할리우드를 지나면서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할 정도이니, 한인타운의 겉모습을 보았을 때는 오죽하겠는가?
LA는 땅이 넓은 도시다. 건축물을 높이 세워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어느 건물이든 겉보기와는 달리 내부가 무척 넓다. 뿐만 아니라 전통의 서양문명을 계승한 현대 과학문명을 그 안에 꽃피워 놓고 있다. 베벌리힐즈의 명품 샵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고급한 상품들을 갖춰놓고 있다. 아울렛이나 할인점 같은 곳도 한국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상품이 풍부하고 공간도 넓다.
LA 한인타운도 그러한 전형적인 미국 도시의 한 시가지이다. 한인타운이 생겨나던 초창기 기준으로 좁혀서 보면 남북으로는 올림픽 블러버드에서 윌셔 블러버드, 동서로는 버몬트 애비뉴에서 웨스턴 애비뉴에 이르는 가로 세로 1마일 정도를 한인타운으로 본다. 지금은 남북으로는 피코 블러버드에서 1가, 동서로는 후버 애비뉴에서 크렌셔 애비뉴에 이르는 가로 세로 3마일 정도의 지역으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이 시간 현재도 LA 한인타운의 경계는 사방으로 계속 확장되고 있어서 어디서 어디까지라고 딱히 규정하기도 어렵다. 차이나타운을 제외하면 소수계 타운으로서는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지금의 뉴스타그룹 본부 건물은 그러한 한인타운에서도 한복판에 해당하는 8가와 버몬트 애비뉴 코너에 있다. 건물의 규모는 각각 연건평 3만8천평방피트와 1만8천평방피트인 두 개의 빌딩으로 되어 있다. 본부 건물에 뉴스타부동산 본사와 LA 지사를 비롯하여 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뉴스타 에스크로, 뉴스타부동산 학교, 뉴스타 광고기획사, 뉴스타 IT 회사(NIT eConsulting), 뉴스타 경매회사, 뉴스타 투자그룹, 뉴스타 장학재단등 7개의 계열사와 150여 명의 직원들이 여기서 밤낮없이 일을 하고 있다.
뉴스타부동산이 지금의 본부 건물에 터를 잡은 것은 2000년 7월의 일이었다. 남부 캘리포니아 제2의 한인타운인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에 뉴스타그룹의 본부 건물을 세울 수도 있었으나 나는 LA 한인타운의 대표성을 감안하여 이곳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전 세계의 해외 한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곳이라는 점에서 LA입성이 의미가 있었다. 세계와 미래를 지향하는 뉴스타그룹의 장래 비전을 달성하는 데 유리한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그러나 LA로 진입하는 나를 모두가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 일찍 터를 잡은 LA 지역 한인 부동산업자들의 텃세라고나 할까? 다른 회사 소속의 에이전트들이 우리 뉴스타부동산으로 이적하지 못하도록 협박하고 회유했다는 말을 나는 들었다. 또 뉴스타부동산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부실기업이라는 음해도 떠돌았다.
이것은 LA만의 현상이 아니었다. 내 개인의 부덕한 소치만도 아니다. 동물들도 경쟁자가 나타나면 영역을 지키려고 하는데, 하물며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오죽하겠는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우리 지사장들이 그 점에서 고맙고, 고생을 시켜서 미안하기도 하다.
때문에 이들을 위해서라도 LA에서 맹활약 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미주에서 가장 많은 한인 동포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그 애환과 서러움이 또한 가장 많이 깃든 통로이자 미주에 관문에 수문장으로 봉사도 하고 싶었다.
실로 이민터전의 반석은 LA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이 문제는 아직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부동산업계를 완전히 평정하지 못하는 한 언제까지고 해결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ERA 수준의 메이저 부동산회사가 되는 날까지 나는 물론이고 지점장, 지사장들이 참아야 할 것이다.
사실 뉴스타그룹이 LA에 입성하기 전부터 나에 대한 이야기는 무성했다. 한국인들이 자조적으로 하는 얘기인 ‘앞에 가는 놈은 도둑놈’이란 말처럼 누가 높이 올라가는 것을 못 보는 성향 때문인지, 내가 부동산중개업을 시작하여 승승장구할 때부터 그랬다.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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