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공의 요소는 재능만이 아니다

2009-05-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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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직업상 많은 책을 읽게 되지만 읽을 때마다 느끼는 만족감의 도는 조금씩 다르다. ‘아웃라이어’라는 좀 생소한 제목의 책을 읽고 난 후 느끼는 만족감의 색깔을 말하자면 깊은 바다 속 심연을 투명하게 꿰뚫어 본 명쾌함이라고나 할까?

사실 많은 사람이 성공에 대해서 말하고 많은 자기 개발서들의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스스로가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하거나 자녀들의 성공을 위해서 일생을 바친다. 하지만 진정 성공이란 무엇이며 성공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동안 천편일률적인 답들만이 여기저기 파편적으로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웃라이어’는 다르다.


‘아웃라이어’는 크게 1부 기회, 2부 유산으로 나뉘어 있는데 저자는 특이하게도 성공하는 사람들이 누렸던 행운과 그들이 태어난 시대적 배경, 세대 등의 요인을 객관적으로 다루는 데서 시작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 그는 빌 게이츠, 선마이크로시스템을 세운 빌 조이, 비틀즈 등 우리가 잘 아는 성공한 사람들의 풍부한 실례를 분석하며 그들이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재능을 완전히 꽃피우기 위해서는 기회와 노력과 행운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소한 자기 분야에서 1만 시간 이상의 노력이 없이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지만 이러한 노력조차도 기회와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2부에서는 더 나아가 개인은 결국 사회라는 문화적 테두리 안에서 성공할 수밖에 없다며 각각의 사회가 가진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요소에 주목한다. 유태인이 왜 그 많은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있는지, 한·중·일등 동아시아 학생들이 왜 수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지, 왜 그리도 열심히 공부하는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술한다.

이 책은 성공에 대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사회와 문화, 심리와 철학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더 많은 아웃라이어를 탄생시키기 위한 조건을 개발하는 것 뿐 아니라 아웃라이어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평범한 사람도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자기 분야에서 최소한 1만 시간 동안 노력하라는 것) 둘째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들이 자녀나 직원들의 후천적 재능과 가능성을 꾸준히 개발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후원할 것(그들이 1만 시간의 노력을 실천할 수 있도록)을 요구한다. 말콤 글래드웰의 통찰력에 공감하며 그 명쾌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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