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까운 곳에 절경… 멀리 갈 것 없네

2009-04-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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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뜰한 커플들을 위한 가주 신혼여행지

결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비용 중 하나가 바로 신혼여행이다. 최근 불황과 함께 신혼여행 비용도 줄이는 커플들이 많이 있는데 사실 인생에 한번이 될 가능성이 높은 신혼여행을 비용 절감이라는 이유로 ‘싸구려’로 다녀오기란 여간 섭섭한 게 아니다. 여행의 천국인 캘리포니아는 남가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평생 추억이 될 수 있는 신혼여행 장소들이 많이 산재해 있다. 풍광은 아름답고 사람은 비교적 많지 않은 둘만의 사랑을 꽃피울 수 있는 곳. LA에서 비교적 가까워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신혼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레드우드 국립공원 - 빽빽한 나무들 사이서 달콤한 첫날 밤
로소 오소스 - 개펄 해변+안개 숲+석양 ‘환상의 조화’
문스톤 비치 - 하얀 모래·맑은 물 ‘서민들의 몬트레이’


◆북가주 레드우드 국립공원


남북으로 해안선을 따라 연결된 해안도로가 관통하고 있어 경치가 기가 막히게 좋으며 대낮에도 컴컴할 정도로 울창한 숲 사이를 차를 타고 달리면 나무와 풀, 이끼들이 뿜어내는 신선하고 향긋한 냄새가 가슴속 깊숙이 스며들어 확 트이는 느낌을 선사한다. 결혼이란 약속으로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부부에게 새로운 삶을 같이 꾸미기 좋은 장소이다.

국립공원에 들어서기 전에 히키(Hickey) 주립공원, 리처드 그로브(Richard Grove) 주립공원, 홈볼트 주립공원 등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경치의 주립공원을 지나서 국립공원에 들어서면 아케타(Arcata)에서부터 절경을 이루는 40마일의 길이 나타난다.

가지도 별로 없이 하늘을 받치고 있는 우람한 거목들 사이로 안개가 자욱하게 서리고 간간이 들리는 산새 소리가 귀를 간지럽게 한다. 세코야의 레드우드가 그 웅장한 덩치를 자랑한다면 이 곳의 레드우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키’를 자랑한다. 세코야의 나무보다 30~50피트 더 높게 하늘을 찌르고 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숲 속에 옹기종기 오두막집이 모여 있는데 이 곳에서 보내는 신혼 첫날밤은 그렇게 낭만적일 수가 없을 것이다.

레드우드 국립공원 경내에는 클라매스 강을 비롯한 사철 수량이 풍부한 강과 개울들이 도처에 흐르고 있어 카약, 낚시 등의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커플의 신혼여행지로 그만인 북가주 레드우드 국립공원.

▶가는 길

샌프란시스코에서 1번을 타고 318마일 북상하면 된다. 유레카에서 북쪽으로 40마일 거리에 있다.



◆중가주 로소 오소스

샌루이스 오비스포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나오는 로스 오소스(Los Osos)는 인근 피스모비치나 모로베이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해변 도시지만 빼어난 경치와 캘리포니아 코스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큰 간만의 차로 일반 해변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 곳이다. 바다 위에 크고 작은 바위들이 점점이 떠있어 오리건의 바닷가 마을을 연상시키는데 깨끗한 태평양의 해변과 아침 안개에 휩싸이는 각종 숲이 잘 어우러지는 바다여행지다.

새벽녘 몬태나 데 오로 주립공원 앞바다에 서면 모로베이를 막고 있는 모래 언덕 사이로 개펄을 빠져나가는 바다를 볼 수 있다. 황금빛으로 물든 개펄은 수없이 많은 유리파편이 깔린 것처럼 반짝거린다. 물이 빠진 바다에는 구불구불한 진짜 ‘물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산을 휘돌아가는 강줄기처럼 보인다. 뱃길을 표시하기 위해 박아놓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철새, 다리 하나 쳐들고 갯구멍에 숨은 물고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물새…. 새들의 모습도 평화롭고 행복하다.

몬태나 데 오로 주립공원은 로스 오소스에 붙어 있는 8,000에이커 규모의 대형 주립공원이다.

기암절벽과 전체가 바다 생물로 뒤덮인 벼랑 밑 바위들이 남가주 해변에서는 좀처럼 보기가 힘든 경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절벽 사이로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조그마한 백사장들이 있는데 인파가 몰리지 않는 주중에 이 곳을 방문하면 해수욕장 전체를 신혼 부부가 차지하는 행운을 거머쥔다. 가장 유명한 비치는 캠핑장 맞은편에 있는 스푸너스 코브(Spooner’s Cove).

20여개의 하이킹 트레일 있는데 스푸너스 코브에서 시작되는 블러프(Bluff) 트레일. 바닷가 절벽까지 이어지는 1.5마일 정도의 쉬운 트레일이다. 숨겨진 해변인 코럴리나(Corallina) 코브, 퀴아리(Quarry) 코브 등을 만나고 해변으로 내려가 타이드풀(tidepool) 관찰도 재미있다.

봄철에는 야생화로도 명성이 높은 중가주 로스 오소스의 몬테나 데 오로 주립공원.


◆허스트 캐슬 인근 문스톤 비치

서민들의 몬트레이라고도 불리는 중가주 캠브리아의 숨은 진주이다.

샌루이스 오비스포에서 북쪽으로 약 50분 정도 가면 해송으로 뒤덮인 예술인들의 마을 캠브리아(Cambria)가 나온다. 동화에 나오는 곳처럼 아담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는 이 도시의 해변이 바로 문스톤(Moonstone)이다.

흰 모래밭과 맑디맑은 물빛을 자랑하는 문스톤은 썰물 때 소라와 불가사리 그리고 재빨리 움직이는 조그만 게들을 관찰할 수 있다.

바다와 육지가 조화를 이루며 뒤편으로는 경사가 완만한 구릉들과 평화로운 들판이 이어진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들꽃 향기에 취해 이곳을 찾는 방문객에게 오랜 추억을 만들어 준다.

문스톤 비치에서 남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하모니(Harmony)라는 작은 마을도 들러볼 만하다. 그림 같은 상점과 양조장이 있는데 20세기 초반으로 장식된 화단을 거느리며 딴 세상에 들어온 느낌을 받는다. 결혼식을 마친 부부에게 정말 어울리는 여행지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로 알려진 중가주 캠브리아에 있는 문스톤 비치.

▶가는 길

샌루이스 오비스포에서 1번 하이웨이 노스를 타고 35마일 정도 달리면 캠브리아가 나오고 여기서 내려서 해안으로 들어서면 문스톤 비치가 나온다. 문스톤에서 북쪽으로 20분만 가면 유명한 허스트 캐슬에 도달하게 된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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