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명문학교 입학만 하면 그만이라니요?
2009-03-30 (월)
손경탁 CCB교육재단 이사장
바쁜 이민생활 때문에 자녀의 교육시기를 어쩌다 한 번 놓치게 되면 귀한 자녀의 앞날을 망치게 될 경우가 너무 많다. 물론 자녀나 부모는 평생 후회하겠지만 한번 놓친 기회는 이미 엎질러진 물과 같아 놓친 기회를 결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우리 자녀들의 교육 시기이다. 뒤늦게 발견하고 되돌리려고 많은 노력을 해 보겠지만 결과는 허무할 뿐이다. Steve라는 학생이 있었다. 4학년 때부터 열심히 학원공부를 시켜 S 특목고에 입학해 부모는 이민의 보람을 느꼈다.
주 7일 식당을 운영하며 Steve의 비싼 학원비도 감수하고 교육 뒷바라지를 위해 더욱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아들은 S고에서 10학년을 올라가지 못하고 낙제를 당해 플러싱의 일반 고교로 편입해야 할 운명이었다. 청천벽락인 것이다. 왜 낙제를 했을까? 부모의 작은 실수가 있었던 것이다. Steve가 과거 학원을 4년 동안 열심히 다닐 때에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줄곧 우등생이었다. 그러나 지겹게 4년을 다닌 Steve는 마음속으로는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 끝나고 동네에서 함께 놀고 싶었고 학원가는 것이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몇 번이나 ‘학원 가기 싫다. 안 가겠다’고 부모에게 말했지만 그 때마다 부모는 ‘일단 특목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참고 학원공부를 계속하라’고 타일렀다. 물론 입학시험이 끝나자마자 학원 공부는 그만두었다. 문제는 특목고 입학 후 처음 3개월까지는 나름대로 학교공부를 따라갔으나 4개월 째 들어서면서부터 공부가 너무 어려워 따라갈 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처럼 같이 공부하는 미국인 학생들은 일반적인 학생이었기 때문에 우등생의 자리를 지켰으나 특목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달랐다. 그들은 Steve처럼 학원공부를 하지 않고도 20대1, 30대1의 경쟁을 뚫고 입학한 막강한 실력파였다.
Steve의 부모는 아들이 10학년에 올라가지 못하고 낙제라니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낙제 통지서를 들고 학원으로 찾아왔다. Steve는 머리가 좋은 학생이었다. 학원에서 해당 특목고 교장에게 편지를 띄었다. ‘Steve를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정상적인 성적으로 올려줄 테니 10학년에 올려달라’고. 결국 Steve는 학원에서 보충 학습을 열심히 해서 정상적인 학생이 되었고 뿐만 아니라 11학년에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올라갔다. 결국 다트머스대에 입학했다.
학부모들이 별생각 없이 공부에 짜증이 난 자녀들에게 잠시의 위로 격으로 ‘입학시험이 끝날 때 까지만이라도 학원을 다녀라’라는 말이나 ‘일단 명문대에 붙기만 해라’, ‘마지막 SAT시험 칠 때까지 만이라도 학원에 다녀라’, ‘SAT 시험에서 2000점 이상 올릴 때까지 만이라도 다녀라’ 등의 말은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잘못된 목표감을 주는 말이다. 즉 자녀들에게 목표 설정을 어떻게 잘 해주느냐에 따라 사랑하는 내 자녀의 장래가 결정됨을 알자.
자녀교육 상담은 무료이든 유료이든 자주 해 주는 것이 좋다. 이런 어려운 일들을 위해 부모들이 알아야 할 몇 가지 귀중한 교육상식이 있다. 무엇일까? 한인 가정의 부모들은 미국 현지 부모들처럼 자녀의 공부를 집에서 따로 도와줄 수 있는 처지가 못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과외로 기본실력을 증강시키는 일이 학원공부든, 개인지도든 계속해서 필요한 실정이다. 비록 자녀가 영재라 할지라도 예를 들어 SAT의 최종시험 성적에서 100
점을 더 얻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