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가주 한인들도 다함께 대~한민국

2009-03-24 (화) 12:00:00
크게 작게

▶ SV한미상공회의소 합동응원장 마련

산타클라라 한미노인봉사회
사물놀이로 분위기 띄우기도.


아쉽지만, 그만하면 잘했어.
’대~한민국’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WBC 한국야구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했던 실리콘밸리 지역의 한인동포들은 일본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만하면 잘했어라는 말로 서로를 격려했다.

실리콘밸리 한미 상공회의소(회장 찰스 윤)가 주도한 이날 합동응원모임은 경기 시작 30여분 전부터 실리콘밸리 지역의 한인동포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응원장소인 로렌스플라자내 푸드코트로 밀려들면서 시작됐다.
실리콘밸리 한미 상공회의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택 장 변호사는 청바지에 대형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목청 높여 응원에 힘을 보탰고 산타클라라 한미노인봉사회(회장 성한평)는 장고, 징, 꽹과리, 북, 소고 등을 준비해 응원단의 분위기를 살려주었다.


게스관광(대표 신형우)에서는 매년 겨울여행객들에게 나눠주는 자켓의 여유분을 들고 나와 나눠주었는데 마침 자켓의 색상이 ‘푸른 도깨비’를 상징하는 청색이어서 인기를 끌었다.

응원장으로 변한 로렌스 플라자내의 식당들도 한국대표들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특정 메뉴에 대한 할인가 판매를 실시하는 등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한국 대표팀의 승리를 염원했다.

또한 이날 많은 한인들이 자리를 함께 하자 스테븐 랏지 산타클라라시 경찰국장도 현장을 방문해 한국대표팀의 승리를 빌어주기도 했다.
볼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하던 한인들은 1점 뒤지고 있던 5회말 상황에서 추신수선수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작렬하자 약속이나 한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기쁨의 함성과 함께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다.

이 밖에도 고영민 선수의 2루타가 2루심의 오심으로 아웃되자 심판 돈 먹었어 심판 아마추어구먼등의 야유성 ‘즉석해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박빙으로 경기가 이어지는 동안 한인동포들은 대한민국 구호와 이에 보조를 맞춘 짝짝짝 짝짝 박수소리로 분위기를 돋웠다. 또한 사물놀이를 들고 나온 한미노인봉사회에서도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마다 징과 북으로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센스를 발휘했다.

특히 한국이 패배위기에 처한 9회말 투아웃 1,2루 상태에서 이범호선수가 극적인 왼쪽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자 응원하던 한인들은 서로 부둥켜 안으며 너와 내가 없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줬다.

10회 연장전에서 경기가 끝나자 성한평 회장은 준우승만으로도 대단한 것 아닌가? 되물은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결승전에 오른 것만으로도 한국대표팀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찰스 윤회장도 아쉬움이 남는 경기지만 한국인의 기개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 왔다는 김태윤학생은 비록 졌지만 이렇게 훌륭한 게임을 보여줘서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내일 학교에 가서 자랑할 것이라고 했다.


가족들과 함께 응원전에 불을 붙이러 왔다고 전한 에이미 유씨는 일본에 졌다는 것에 기분이 상하지만 우리 선수들 정말 열심히 잘 했다면서 맛있는 식사라도 한끼 대접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했다.
그렇게 실리콘밸리의 밤은 깊어갔다.
애써 아쉬움을 달래는 서로의 모습들을 뒤로한 채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외치는 기회가 오기를 희망하며 한인동포들은 집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이광희 기자>khlee@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