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정래 작가 <오 하느님> 낭독회

2009-03-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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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첫 강연…150명 운집 ‘성황’

▶ “남북한 통일 후‘통일문학’대두”

“수집 자료 토대로 유작 남길 터”
16일, UBC아시아학과 주최․본보 후원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의 작품을 쓴 한국문단의 대표적 작가 조정래 소설가(67세)가 16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아세안센터에서 최근 작품 <오 하느님>에 대한 영문판 번역 기념으로 독자들과 만나 격의 없는 대화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한국문학에 관심 있는 한인과 캐네디언 등 약 15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아시아학과 주최, 한국일보 밴쿠버지사 후원으로 열린 이날 조정래 작가와의 대화는 <오 하나님>의 작품을 영문으로 번역한 브루스 풀턴 교수(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아시아학과)와 조 작가의 영문판, 한글판 작품 낭독에 이어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조 작가는 영문판으로 번역된 <오 하나님>은 “한국민족이 강대국에 이끌려 일본으로, 중국으로, 소련으로, 독일로 끌려가 죽임을 당한 슬픈 역사이야기”라면서 “그렇지만 이 소설이 단지 한국 민족이 겪은 이야기 만이 아니라 이 세상 약소민족이 겪은 얘기”라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또 “<오 하나님>의 작 품을 한국의 얘기로만 치부할 경우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50%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 20세기에 강대국에 의해 약소국의 민족들이 자유 평등 평화라는 미명하에 무려 1억 명이나 희생됐음”을 상기시켰다.
조 작가는 “강대국에 의한 약소국 지배구조가 21세기에도 변화되지 않아 21세기에도 약소국민 1억 명이 희생될 수 있어 인류의 참사를 막기 위해 이 같은 소설을 쓰게 됐다”고 작품을 집필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이날 행사는 조 작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둘러싼 궁금증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 작가는 해박한 지식으로 때로는 평범한 진리의 말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며 다소 딱딱할 수 도 있는 대화의 시간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섞여가면서 한 올 한 올 풀어내면서,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되어 있는 한민족의 시대상황을 기반으로 한 문학의 소재인 ‘분단문학’에 대한 방향성과 통일 후의 ‘통일문학’의 태두 필요성 등에 대해 언급했다.
조 작가는 “<태백산맥> 작품이 쓰여 지기 이전에 남한과 북한 작가들에 의해서 쓰여 진 남북한 분단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한쪽의 체제를 옹호하는 ‘분단문학’이었으며, 비로소 <태백산맥> 작품부터 ‘분단극복문학’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작가는 “죽기 전에 남북한 통일을 못 볼 것” 같다면서 “그러나 통일이후 통일된 상황에서 분 단을 바라보는 ‘통일문학’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향후 ‘통일문학’의 작품을 유작으로 집필할 계획”임을 밝혔다.
조 작가는 “작품을 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료에 대한 철저한 준비”라고 말하면서 “<아리랑> 작품을 쓰기위해 지구 3바퀴 반을 돌 정도로 발품을 팔아 충분한 자료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안연용기자 vancouver@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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