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만 목사 <온누리 순복음 교회>
가톨릭 교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주간에 이 세상을 떠났다. 종교와 이념의 차이를 떠나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를 조문한 사람들의 숫자가 서울에서만 40만 명이 넘었다고 하니 그의 영향력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추기경의 직분은 카톨릭 교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자리이고 가장 높은 위치이지만 그는 그 자리에 조용히 앉아만 있지 않았다. 그의 삶은 언제나 가난하고 눌리고 약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위로하고 돌보아 준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교회는 가난한 자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고 신조였다. 특히 그가 죽기 직전에 실명한 사람의 눈을 뜨게 해 달라고 두 눈을 기증한 희생적 사랑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어 지금도 가슴속에 메아리 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한 사람이 남기고 간 깊은 감동과 영향력으로 말미암아 최근에 장기 기증을 서약한 사람의 숫자가 평소보다 8배로 늘었고, 각막 기증 신청자는 무려 3만 명에 이르렀다고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발표했다. 그리고 그가 남기고 간 “사랑 바이러스”의 영향력으로 카톨릭 교회가 침체기를 벗어나 크게 부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지도자의 희생적 삶은 많은 사람을 공감하게 만들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자력 같은 영향력이 있다. 그러므로 지도자의 도덕적, 윤리적 수준은 굉장히 중요하다. 교회를 보라. 성직자의 수준이 곧 교인의 수준이다. 국민을 보라. 정치 지도자의 수준이 곧 국민의 수준이다.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토니 캠폴로가 얼마 전에 90세 이상의 노인 50명을 상대로 “당신이 만일 인생을 다시 살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삶을 살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때 대부분의 노인들이 “내가 다시 젊어 질 수 있다면 더 많은 모험을 하겠으며, 죽은 후에도 존속되는 일을 하겠다.”라고 대답하였다.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안전과 성공을 위해 돈이나 지위나 명예를 추구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라. 이 세상에 큰 영향력을 끼친 위대한 지도자들 중에 부자였던 사람과 자신의 안전을 추구한 사람이 거의 없다.
예수는 로마 군인이 찢어 놓은 옷 한 벌만 남기고 떠나갔다. 사도 바울도 그가 남긴 것은 13권의 서신서 뿐이었다. 대영제국이 벌벌 떨었던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것은 오직 샌들 한 켤레, 옷 한 벌, 지팡이 하나, 방적기 하나, 안경 그리고 기도서 한 권 뿐이었다.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과 영향력을 끼치는 위대한 삶을 살았다.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는 위대한 지도자들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그들의 생존에 세
상 것을 얼마나 많이 소유했고 얼마나 많이 누렸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죽은 후에도 계속 존속되는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데 그 핵심이 있었다. 19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여류 시인인 에밀리 디킨슨은 가치 있는 소박한 삶에 대해서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만일 누군가의 마음의 아픈 상처를
막을 수만 있다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내가 만일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주고
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작은 새 한 마리를
다시 둥지에 올려놓아 주었다면
나는 헛된 삶을 산 것이 아니리“
세상속의 시민들은 소박하다. 그러므로 세상은 위대한 사랑으로 사소한 일을 행하는 소박한 지도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내가 죽은 후에도 존속되는 일을 행하는 지도자, 마음이 따뜻하고 숭고한 정신을 가진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하고 있다. 하나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예수의 심장을 가진 소박한 지도자들이 활발하게 일어나 이 세상을 힘 있게 움직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