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종 대변화. 가격경쟁 뒤져
필라델피아 한인들이 운영하는 잡화가게로는 디스카운트 스토어와 달러스토어가 가장 대표적인 업종이다. 그 중 디스카운트 스토어는 이제 순수하게 잡화만을 취급하는 가게는 거의 전무하다고 할 만큼 자취를 감추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업종으로는 규모가 큰 편에 속했던 디스카운트 스토어는 전기 및 전자제품, 시즌상품, 생활용품, 흑인들의 모발 관련 상품 등을 주 종목으로 하던 업종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뷰티서플라이로 전환했거나 일부 잡화와 뷰티서플라이를 겸하는 형태로 바뀌었다.디스카운트 스토어가 자취를 감추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는 월마트, K-마트, 타겟, 라이트 에이드, CVS 등 대형 할인점들과 대형슈퍼마켓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특히 이전에는 대형마켓이나 할인점이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집중되어 있는 흑인상가지역에 진출을 꺼려했지만 이제는 대형흑인상가마다 슈퍼마켓이나 대형할인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지리적 이점조차 사라졌다.
저먼타운 지역에서 뷰티서플라이를 겸한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이제 일부 품목은 아예 월마트에서 사다가 구색을 맞춰놓는다”며 도저히 가격경쟁을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디스카운트 스토어 쇠퇴의 두 번째 이유로는 다변화하는 품종을 따라가지 못한 점을 꼽는다. 디스카운트 스토어의 전성시대는 워크맨 등 전자류가 쏟아져 나올 때였다고 이야기하는 한인들이 많다.그러나 컴퓨터와 관련된 산업이 급상승하면서 이러한 품목을 경쟁력 있게 구매하여 갖출 수 있
는 길을 찾지 못했고 디스카운트 스토아의 가장 큰 효자상품이던 전자제품 구매층을 베스트 바이, 서킷시티 등의 전자전문 가게에 빼앗기게 되었다.
이처럼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내세울 수 있는 싼 가격의 제품판매가 가격경쟁력을 잃고 또한 빠르게 변하는 제품들의 구입 경로를 잃게 되면서 디스카운트를 운영하던 한인업주들은 때마침 붐을 타고 일어나던 뷰티서플라이로의 전환을 시도했다.이는 또한 뷰티서플라이업종에 한인들이 과당경쟁을 하게 된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52가 지역에서 큰 규모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운영하던 이모씨도 이제는 머리제품이 주종목으로 자리잡았다.
이씨는 “이제 몇 몇 시즌상품을 제외하고는 예전과 같은 디스카운트 스토어는 없다고 보면 된다”며 “물건을 구입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가격을 맞추기도 힘들고 자리만 많이 차지해 잡화가 차지하는 비율을 더욱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러한 사정은 달러스토어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 때 많은 한인들이 뛰어들었던 달러스토어에서 한인들의 모습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달러스토어가 매력을 잃게 된 것은 원가의 상승으로 인한 이윤의 폭이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라고 말한다.
북부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달러스코어를 하고 있는 황모씨는 “파는 가격은 99센트나 1달러로 정해져 있는 데 원가는 자꾸 올라가 이윤의 폭이 점점 더 줄어든다”며 “결국 원가가 낮은 물건을 구입하면 질이 떨어지고 그러면 손님이 떨어지고, 1달러라는 판매가를 정해놓은 것이 처음에는 장점이자 매력이었지만 지금은 그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그런 이유로 ‘$1 Plus’ 등의 방법으로 영역을 넓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달러스토어가 이렇게 매력을 잃으면서 한인들이 운영하던 달러스토어는 이제 인도, 파키스탄, 또는 라틴계 인종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한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가족구성원들을 가지고 있어 가족끼리의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인이 운영하는 업소 중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하던 디스카운트와 달러스토어에서도 한인들은 떠나고 있다.이 업종들의 문제점은 대형화된 마켓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규모의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점이
다. 타 업종에 비해 길이 더욱 보이지 않는 업종이 잡화를 취급하는 업종이었다.
많은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뷰티서플라이로 바뀌거나 헤어제품을 추가하였다.